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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쓰키지시장 이전 앞서 ‘쥐 박멸 작전’ 나서

입력
2018.08.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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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 인근 번화가ㆍ주택지 쥐 확산 우려

내달 끈끈이 4만장ㆍ포획용 바구니 등 설치

일본 도쿄 쓰키지시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 도쿄 쓰키지시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의 수도 도쿄(東京)에서 때아닌 ‘쥐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내달 이전을 앞둔 일본 최대의 수산시장이자 ‘도쿄의 부엌’이라 불리는 쓰키지(築地)시장에서 서식하는 쥐들이 살 곳을 찾아 인근 도심과 주택지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도쿄도와 쓰키지시장 관계자들은 내달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총 4차례 대규모 쥐 포획 작전을 실시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4만장의 점착시트(끈끈이) 외에 쥐약, 포획용 바구니 등을 시장 곳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또 쥐가 시장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수관에 그물을 설치하고 부지 주변에 함석판을 설치키로 했다.

1935년 문을 연 쓰키지시장의 면적은 약 23만1,400㎡로 노량진 수산시장의 3배가 넘는 규모다. 1,000곳의 도ㆍ소매상이 입주해 있으며 인접한 장외시장에선 청과나 가공식품도 팔리고 있어 쥐들이 다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도가 2015년 5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약 5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수산물 중개매장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걸 감안하면 실제 개체 수는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도와 시장관계자들은 지난 5월과 8월 연휴기간에도 포획 작업을 실시했다. 5월에는 4,800~4,900장의 끈끈이를 설치해 약 700마리를 포획했고, 8월에는 5,400장의 끈끈이를 설치해 700마리 이상을 포획했다. 시장 이전 공사를 앞두고 실시되는 이번 작업은 그보다 대규모로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어서 포획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쥐와의 전쟁을 벌이게 된 배경은 올 10월 시장이 도요스(豊洲)지역으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먹을 거리가 넘쳐나는 시장이 없어지면 쥐들이 인근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나갈 것이란 불안의 목소리가 크다. 시장 주변에는 많은 음식점들이 모여 있을 뿐 아니라 국립 암 연구센터 등 의료기관과 주택가들이 밀집돼 있다. 또 도쿄 최대의 번화가인 긴자(銀座)도 쓰키치로부터 1㎞ 거리이고,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선수촌과 경기장이 들어서는 하루미(晴海) 지역과도 멀지 않다. 이에 시장 이전을 전후해 쥐를 박멸하지 않으면 ‘깨끗한 도시’로 알려진 도쿄의 이미지에 먹칠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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