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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기대했던 ‘폭염 특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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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기대했던 ‘폭염 특수’는 없었다

입력
2018.08.30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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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2’ 뒤이어 개봉한

‘공작’ ‘목격자’ 폭발력 부족

8월 관객 수, 작년과 비슷해

가족관객 많았던 애니만 쏠쏠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의 선전에도 8월 전체 관객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의 선전에도 8월 전체 관객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이 미미하다. 기록적인 폭염에 야외 나들이를 포기하고 실내로 피서를 나온 인파로 깜짝 호황을 맞았던 극장가가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흥행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올해 연간 폭염(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 일수는 31.2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여름 극장가 관객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줄어들 전망이다. 폭염 특수를 기대했던 영화계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28일까지 8월 전체 관객수는 2,888만4,225명. 지난해 8월 한 달간 전체 관객수 2,988만5,363명보다 100만명가량 적다. 최근 평일 관객수가 30만명 수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남은 사흘간 관객을 더 보탠다고 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8월 장사를 마감할 공산이 크다.

‘신과 함께-인과 연’이 개봉일 관객수 최다 기록(1일 124만6,641명)과 일일 관객수 최다 기록(4일 146만6,241명)을 연달아 경신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1,000만 돌파도 불과 14일 만에 초고속으로 달성했다. 뒤이어 개봉한 ‘공작’과 ‘목격자’까지 낙수효과가 이어질 거란 기대도 컸다. 하지만 기세가 금세 꺾였다.

‘공작’은 28일까지 누적관객수 473만4,643명으로, 손익분기점 500만명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목격자’는 228만4,033명을 동원해 그나마 손익분기점(180만명)은 넘었지만 텐트폴(시장 선도) 영화로는 머쓱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신과 함께-인과 연’도 전편 ‘신과 함께-죄와 벌’의 1,441만 흥행 기록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영화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폭염으로 8월 초에 관객 쏠림 현상이 나타났을 뿐이라는 것이다. ‘공작’과 ‘목격자’의 아쉬운 성적을 두고도 ‘애초 흥행 폭발력을 크게 기대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쾌감과 오락적 재미를 주기보다, 분단 문제(‘공작’)와 방관자 효과(‘목격자’) 같은 다소 진지하고 묵직한 주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인랑’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7월 전체 관객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급감했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인랑’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7월 전체 관객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급감했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정작 폭염의 수혜자는 따로 있었다. 가족 관객을 빨아들인 어린이 애니메이션 영화다. 여름 방학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 쏠쏠한 흥행을 맛봤다. 28일 기준 ‘인크레더블2’가 303만369명을 불러모았고,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이 67만7,529명, ‘극장판 헬로카봇: 백악기 시대’가 86만7,785명, ‘몬스터호텔3’가 102만8,627명을 동원했다. 해외 영화인 ‘인크레더블2’와 ‘몬스터호텔3’는 더빙 상영관 관객이 훨씬 더 많았다.

김대희 CGV 홍보팀 부장은 “객관적 흥행 지표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폭염이 흥행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며 “다만 일반 관객보다는 가족 관객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부장은 “폭염 같은 외부 환경보다는 콘텐츠 자체가 우세해야 시장 규모가 극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7월까지 포함한 전체 여름 시장은 지난해보다 성과가 저조할 전망이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인랑’의 부진과 이를 대체할 중급 영화의 부재로 7월 관객수가 급감했다. 7월 전체 관객수는 1,977만5,891명으로, 지난해(2,135만7,163명)보다 150만명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영화 관객수는 539만1,236명으로, 지난해(686만2,644명)보다 21.4% 급감했다. 7월 한국영화 관객수로는 2008년 이후 최저치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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