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로 형사미성년자에 해당
입건 않고 가정법원 소년부로
지난달 인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중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숨진 여중생을 올해 초 성폭행한 혐의로 남학생 2명을 가정법원에 넘기기로 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중학생 A(13)군 등 남학생 2명을 인천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A군 등 2명은 지난 2월 25일 인천 미추홀구 한 노인정 화장실에서 중학생 B(13)양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 등 2명은 B양과 초등학교 동창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양이 A군 등 2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B양 유족이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 이달 초 A군 등 2명을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이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A군 등 2명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여서 형사 입건되지 않고 법원 소년부로 송치된다. 촉법소년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 관찰이나 사회봉사 명령 등 보호 처분만 받는다.
B양은 지난달 20일 오후 7시24분쯤 한 주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B양이 학교폭력을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유족들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B양의 글을 토대로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했다. 경찰은 또 수사과정에서 B양이 SNS 등을 통해 사이버폭력에 시달린 사실까지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B양은 중학교 진학 이후 외로움, 우울감을 호소하며 심리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며 “B양이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었다는 진술 등을 확보했지만 극단적인 선택과 성폭행 사건, 학교폭력 간에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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