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우롱하는 처사 철회하라”
대의원 총회 결정, 추진 강행 의지
전남 무안농협이 전통시장 인근에 대형마트 입점을 추진하다가 주변상인회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무안전통시장 상인회 200여명은 29일 오전 무안읍 무안단위농협 앞에서 집회를 갖고‘하나로마트 입점 철회’를 촉구했다.
무안농협과 무안전통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무안농협이 무안읍에 내년 개장을 목표로 986㎡(299평)규모의 하나로마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상인회는“무안농협에서 전통시장 100m 인근에 하나로마트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전통시장 200여명 상인들의 생존권과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의 수많은 농어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비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는 시장 상인들에게 농협은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면서“시장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은 무안농협 조합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라고 강조했다.
무안전통시장은 당초 1983년 개장했으나 규모가 적고 시설이 노후화돼 2016년 인근 성내리에 현대화시설로 개장했다. 이 시장은 19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만1,660㎡의 부지에 현대식 건축물 8동이 건립됐다. 주요 시설로는 상설시장 19개 점포와 식당, 특판장 7개 점포를 비롯해 오일시장 장옥 37개, 야외무대, 주차 시설 202면 등이 조성됐다.
하지만 농촌지역인 무안에 대규모 유통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전통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는 일로읍 등 9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상인회는“인구 1만의 소도시인 무안읍은 이미 마트 천국이 돼버렸다”며“농협의 하나로마트 입점은 5,200여명의 무안농협 조합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김창환 무안전통시장 사무국장은“전통시장이 옮긴지 2년밖에 안돼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상인 30여명이 시장을 떠났다”며“상인들이 무안농협을 거래하는데도 무시하고 꼼수를 획책하는 무안농협 조합장이 하나로마트 입점을 강행할 경우 내년 3월 선거에서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무안농협 관계자는“법적은 문제도 없고 대의원 전체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사업추진을 직원들 맘대로 철회 할 수 없다”며“2년 전부터 추진해 이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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