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ㆍ진앙이 가깝기 때문… 안전성 확인 중”
29일 5시 2분께 인근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2.5의 지진으로 경북 울진군 한울 원자력발전소에 경보 기준을 넘는 지진 계측 수치가 기록됐다. 원전에는 현재 이상이 없으나, 안전성 확인을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번 지진은 규모가 작았는데도 한울 원전에서 지진 계측 수치인 ‘지반가속도’ 최대치(0.0236g)가 경보 기준(0.01g)을 넘어섰다. 지반가속도란 지진이 일어났을 때 발생한 진동으로 땅이 움직인 가속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지반가속도가 1g라면 땅 위의 물체가 움직일 때 1초당 9.8m/s만큼 속도가 변화할 수 있다. 지진이 원전에 가하는 힘을 뜻하는 리히터 규모와 달리 지반가속도는 원전이 지진을 견뎌내는 힘과 관계가 있다. 원전처럼 땅 위에 고정돼 있는 구조물은 지반가속도가 클수록 움직임에 견디기 위한 힘(내력)이 더 필요하게 된다.
한울을 비롯한 국내 원전들은 최대 지반가속도 0.2g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지반가속도를 측정하는 지진계측기에서 0.18g가 기록되면 원전이 자동으로 정지되고, 0.1g면 원전을 수동으로 정지하게 돼 있다. 0.01g가 나오면 관계기관에 경보가 전달된다.
원안위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원(지진이 발생한 지하 지점)은 지표에서 약 11㎞ 깊이에 있다. 울진군청 서쪽 약 7㎞ 지점인 진앙(진원의 바로 위 지표상 지점)은 한울 원전에서 약 11.8㎞ 떨어져 있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다른 지진들에 비해 진원과 진앙이 원전에서 가깝다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진 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경보 기준을 넘은 지반가속도가 측정됐다는 것이다.
원안위는 조사단을 통해 지진계측기가 정상 작동했는지, 주요 구조물이나 설비에 영향은 없는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6시부터 초동상황반을 운영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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