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백년전쟁’ 제작진
국민참여재판서 무죄
이승만 전 대통령을 친일파ㆍ기회주의자로 결론 내린 다큐멘터리 감독과 제작자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는 29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다큐멘터리 감독 김모씨와 프로듀서(PD) 최모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은 이날 새벽까지 토론을 벌인 뒤, 김씨에 대해서는 배심원 9명 중 8명이, 최씨에 대해서는 7명이 무죄 평결을 내렸다.
이들이 만든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은 이승만 전 대통령 등의 과거 행적을 비판적 관점에서 다룬 작품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과거 이 전 대통령이 미국에 머물 당시 지역 신문의 보도나 미국 정보기관 문서 등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의 기회주의자ㆍ친일파 행적을 폭로했다. 이 중에는 이 전 대통령이 19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맨법(Mann Act·성매매 등 부도덕한 목적으로 여성과 주 경계를 넘는 행위를 처벌하던 법)을 위반해 체포ㆍ기소됐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2012년 말 시사회에서 이 다큐멘터리가 공개되자 보수 진영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 전 대통령 아들 이인수씨는 감독과 PD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 전 대통령의 맨법 위반 부분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보아, 다큐멘터리 제작진을 재판에 넘겼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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