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풀 꺾이고 창문 넘어 바람이 불어오면 비로소 여름이 끝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의 청량함이 물씬 느껴지는 9월의 걷기여행길을 소개한다.
▦남도 삼백리길 1코스 순천만갈대길 (전남 순천)
순천만갈대길은 해룡면 와온마을부터 별량면 화포까지 순천만을 감싸며 걷는 길이다. 와온마을은 봉우리에 올라 앉은 바위가 마치 소가 누워있는 모양새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화포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소박하고 정겨운 어촌마을이다. 순천만갈대길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혜를 보여주는 길이기도 하다.
▶해룡면 와온~노월~해룡구동~용산전망대~순천만자연생태공원~철새 서식지~별량면 장산~우명~화포. 16km, 5시간 소요.
▦낙동강 세평하늘길 (경북 봉화)
경북 봉화에서 태백으로 이어지는 영동선에는 승부역, 양원역, 비동승강장, 분천역 등 간이역이 줄지어 있다. 기차로만 갈 수 있어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지의 대명사처럼 여기던 이곳에 걷기 길이 생겼다. 낙동강 물길을 넘나들며 영동선 철길을 따라가는 길, 백두대간 협곡의 아름다운 풍광을 원 없이 볼 수 있는 길이 낙동강 세평하늘길이다.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이라는 승부역을 출발해 국내 최초의 민자 역사인 양원역, 비동승강장을 거쳐 산타마을이 조성된 분천역까지 이어진다.
▶승부역~양원역~비동승강장~분천역. 12km, 4시간 소요.
▦간절곶소망길 1~4코스 (울산 울주)
울주 서생면 명선교에서 나사해수욕장까지 약 8㎞에 이르는 길로 시원한 바다와 서늘한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과 공원, 마을 등을 지나는 길은 대체로 평탄해 걷기에 어렵지 않다. 특히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간절곶을 지나는데, 이곳에서 거대한 우체통과 한옥 지붕 등대, 이국적인 하얀 풍차 등을 보며 쉬어가기 좋다.
▶명선교~진하해수욕장~대바위공원~간절곶~평동마을. 8km, 3시간 50분 소요.
▦서산 아라메길 1코스 녹색길 (충남 서산)
서산 아라메길은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을 뜻하는 ‘메’를 합친 어여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중 1코스는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백제의 숨결을 따라 걷다 보면 천주교 순교지에 닿고, 소나무 향 가득 머금은 계곡과 산길을 지나고, 산을 오르고 내리면 불교문화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다. 역사, 자연,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유기방가옥~선정묘~유상묵가옥~미평교~고풍저수지~용현계곡 입구~서산용현리마애여래삼존상~보원사지~개심사~임도접경지~분기점~정자~해미읍성 북문~해미읍성 주차장. 18km, 6시간 소요.
▦강화나들길 14코스 강화도령 첫사랑길 (인천 강화)
‘강화도령 첫사랑길’은 강화나들길 20개 코스 중 가장 로맨틱한 길이다. 강화의 아픈 역사와 수려한 자연을 배경으로 ‘강화도령’ 철종과 ‘봉이’의 애잔한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코스는 철종의 잠저(임금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사는 집)인 용흥궁에서 출발해 봉이와 처음 만난 장소로 추정하는 청하동약수터에 이른다. 약수터에서 강화산성 남장대에 오르면 강화 읍내와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남장대를 내려오면 찬우물약수터이고, 길은 철종의 외숙 염보길이 살았던 외가까지 이어진다.
▶강화터미널~용흥궁~청하동약수터~찬우물약수터~철종외가. 11.7km, 3시간 30분 소요.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강철책길 (경기 김포)
염하강철책길은 김포 서쪽, 대명항에서 문수산성 일대까지 조성한 산책로다. 강화도와 김포 사이에 흐르는 염하강을 좌측에 끼고 걷는 이 길은 ‘평화누리길 1코스’이기도 하다. 대명항을 출발해 덕포진 일대를 돌아 다시 대명항으로 돌아오는 1시간 30분짜리 코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걸을 만하다. 대명항을 시작으로 덕포진을 지나 대명리, 쇄암리 등을 거쳐 문수산성 남문까지 이어지는 4시간 코스도 있다. 꽤 길지만 한국 근ㆍ현대사의 군사적 요충지를 두루 살펴보는 의미 있는 길이다.
▶대명항~덕포진~쇄암리쉼터~고양리쉼터~문수산성 남문. 14km, 4시간 소요.
이슬아 인턴기자ㆍ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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