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 내달 10일 ‘래리’ 추모식 개최
피살 여성 암매장시신 발견 등 맹활약
대구경찰이 작전 중 뱀에 물려 죽은 경찰견 ‘래리’의 추모동판을 제작하고 추모식을 여는 등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해 주기로 했다.
래리는 7살 난 세퍼트 수컷으로 냄새를 쫓아 추적하는 체취증거견이다. 생후 1년 6개월쯤에 대구청에 입식돼 1년여 동안 경찰견 훈련을 마친 뒤 작전에 투입됐다. 지난해 5월 경북 포항의 아내 살해사건에선 야산에 매장된 시신을 발견하는 등 그 동안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180여 건의 중요 사건에 투입돼 활약했다.
래리는 지난달 23일 낮 충북 음성군 소(小)속리산에서 수색 도중 독사에게 왼쪽 뒷발 등 을 물려 인근 동물병원에서 치료했으나 이튿날 새벽 끝내 ‘순직’했다. 경찰 체취증거견이 병사나 사고사가 아닌 작전 중에 ‘순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경찰은 래리의 활약상을 기려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하기로 했다. 대구 인근 반려동물 전문장례식장에서 화장한 뒤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또 추모동판을 제작, 내달 10일 대구 수성구 지산동 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계 사무실 외부에 부착하기로 했다. 경찰견은 법규상 ‘장비’로 분류돼 공식적인 순직처리는 불가능하다.
김장수 과학수사계장은 “래리는 동물이지만 그 동안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사람 이상으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며 “견학 오는 학생 등이 래리의 활약상을 알 수 있도록 사무실 밖 잘 보이는 곳에 추모동판을 부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찰은 또 래리 후임견 도입에도 착수했다. 관련 예산을 배정받은 데 이어 조만간 1년~1년6개월 가량으로 자질이 뛰어난 세퍼드를 구매할 예정이다. 이어 1년여 동안 대구경찰 자체 훈련과 다른 경찰청과 합동으로 실시하는 집체훈련 등을 거쳐 사건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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