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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ㆍ12회담 국면 저자세와 달리… 이틀째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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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ㆍ12회담 국면 저자세와 달리… 이틀째 침묵

입력
2018.08.27 18:10
수정
2018.08.27 21:02
4면
0 0

당시 9시간 만에 대화 재개 성명

이번엔 방북 취소 관련 입장 없어

미중 사이 관망… 물밑접촉 할수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전격 취소된 지 이틀이 지났지만 북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의 이행이 더디다고 문제 삼은 만큼 추가적인 양보를 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대화를 원한다며 다시 한 번 저자세로 반응했다가는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미중 갈등 추세를 살피면서 전략적 침묵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취소’ 트윗 이후 25~27일 외무성 등을 통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6ㆍ12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조성됐던 회담 취소 국면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당시 북측은 5월 24일 오전(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공개 서한 형식으로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자 불과 약 9시간 만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성명을 통해 대화 재개를 제안했다.

선례와 달리 북측은 연일 관영매체를 통해 대미 비난 보도만 내보내고 있다.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화막 뒤에서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움직임’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최근 북한을 사정권에 둔 주일미군의 장거리비행훈련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앞에서 미소 지으며 대화판을 펼쳐 놓고 뒤에서 비밀훈련을 감행하는 미국의 이중적 태도”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27일에는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미 국방수권법을 언급, “미군의 남조선 강점은 그 어떤 명분도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측이 우회적으로 미국을 향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비난 수준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아직 북미 대화를 폐기하는 단계까지 간 건 아니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미국의 일방적 회담 취소가 거듭 반복된 상황에서 바로 저자세로 나오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고위급 내지는 정상급 대화의 판을 유지하는 선에서 기싸움을 이어갈 방안을 고심 중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 간 협상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 비핵화 관련 진전을 만들려 하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어떻게 얻어낼지 고민 중일 것”이라며 “다만 형식상 북측이 대미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미국 측에 물밑 접촉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북한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9ㆍ9절(북한 정권수립 기념일) 이후까지 긴장 국면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협조 또한 문제 삼았기 때문에 북측으로선 모호성을 유지하며 중국 측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선제적으로 반응을 보일 필요를 별로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9ㆍ9절을 앞두고 저자세로 나가는 건 국내적으로 부담이 되는 행동이고, 북중ㆍ남북 정상회담까지 정세를 관망한 후 자신들의 입장을 내비치는 방향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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