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 대표작 후속 ‘매빅2’ 출시
스웨덴 카메라 핫셀블라드와 협업
2000만 화소, 2배 광학 줌 장착
일반 소비자용은 이미 격차 커“산업용 시장까지 내주진 말아야”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한 중국 DJI(다쟝ㆍ大疆創新)가 최첨단 카메라를 탑재한 접이식 드론 신제품 매빅(Mavic) 2 시리즈를 27일 국내에 출시했다. 고성능 장비 없이도 방송용 고화질 촬영이 가능한 데 이륙 중량은 900g이 조금 넘고, 접었을 때 길이는 21.4㎝에 불과해 가방에 쏙 들어간다. 국내 소비자용 드론 산업 성장이 더딘 가운데 DJI의 ‘한국 하늘 공습’이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DJI코리아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유람선 선착장에서 국내 미디어를 초청해 매빅 2 프로와 줌을 선보였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처음 공개돼 관심을 끈 매빅 2는 2016년 등장한 매빅 프로의 후속 모델이다. 최초로 핫셀블라드 카메라가 탑재된 ‘매빅 2 프로’와 DJI 드론 가운데 처음 줌(Zoom)이 가능한 ‘매빅 2 줌’으로 구성됐다.
스웨덴의 핫셀블라드는 1960년 7월 20일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11호가 달의 풍광을 기록한 카메라로 유명하다. DJI는 2016년부터 핫셀블라드에 지분투자를 하며 공동 개발한 카메라를 매빅 2 프로를 통해 선보였다.
매빅 2 프로는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에 들어가는 1인치 CMOS 센서와 핫셀블라드 고유의 ‘네츄럴 컬러 솔루션’(HNCS)으로 자연색에 가까운 2,000만 화소의 항공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2배 광학줌(24~48㎜)과 2배 디지털줌을 결합한 매빅 2 줌의 카메라는 전문 촬영감독이 아니면 힘들었던 돌리(Dolly) 줌(피사체는 그대로 있고 화면이 멀어지며 전체 배경이 드러나는 영상기법)도 간단한 터치만으로 구현한다. 9개의 사진을 촬영한 뒤 자동으로 합성해 세밀한 4,800만 화소의 초고화질 사진을 만들 수도 있다.
매빅 2 프로와 줌 모두 비행을 하며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촬영해 영상을 만드는 ‘하이퍼랩스’, 이동 중인 사물을 지정하면 최고 시속 72㎞로 알아서 따라가며 촬영하는 ‘액티브트랙 2.0’ 기능도 제공한다. 한번 충전 시 비행 가능 시간은 31분이다.
케빈 온 DJI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2년 전 새롭게 정의한 매빅 프로를 더욱 발전시켜 누구나 전문적인 사진과 영상을 쉽게 촬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빅 2 시리즈를 먼저 사용해본 항공촬영전문가 조성준 작가는 “이제는 드론에 큰 카메라를 매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매빅 2 시리즈와 경쟁할 만한 국내 제품은 아직 없다. 설사 만든다 해도 가격이나 서비스 면에서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하는 DJI를 상대하기 버겁다. 비상장사인 DJI는 점유율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우리 시장은 글로벌 점유율로 알려진 70% 이상을 점령당했을 것”이라고 한다. DJI코리아 관계자는 “매빅 2에 대한 관심이 높아 영상업체 등에서 사전예약이 들어오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따르면 글로벌 드론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40억 달러에서 오는 2022년 305억 달러로 연평균 17%씩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드론 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5%에 그쳤다. 중소기업 시장이라 일반 소비자용 드론 양산 체계를 갖춘 곳도 없다. 강왕구 항우연 무인이동체사업단장은 “한국의 드론 관련 기술은 중국에 뒤지지 않지만, DJI가 대량생산 체제를 먼저 구축했기 때문에 우리 업체가 일반 소비자용 드론 시장에 진출해 DJI와 경쟁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아직 시장이 형성 중인 산업용 드론은 일반 드론보다 고성능, 고신뢰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 분야는 중국에 쉽게 내주지 않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