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재추진 최고 기회 왔다 기대감 업
충북, 바짝 긴장…추진 시 강력 대응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로 KTX 세종역 신설을 강력 주장해 온 이해찬(세종) 의원이 선출되면서 세종시와 충북도 간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세종시는 역사 신설의 큰 동력이 생겼다며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반면, 충북도는 여당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사업을 밀어붙일 지 바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 의원은 지난 25일 서울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에서 42.8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7선의 이 신임 당대표는 2016년 4월 총선에서 KTX세종역 신설을 핵심공약으로 내놓았다. 이춘희 시장도 한달 뒤 재추진 의지를 천명했다. 이로 인해 세종과 충북 간 갈등이 빚어지다 지난해 4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한 ‘세종역 신설 타당성조사 연구용역’ 결과 비용대비 편익(B/C)이 크게 낮게(0.59) 나오면서 일단락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청주 유세에서 “세종역 신설은 충청권 4개 단체장 합의에 따르겠다”고 언급하면서 역사 신설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 신임 대표가 지난해 7월 민주당 세종시당 간담회에서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세종역 신설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신임 대표는 당대표 선거기간에도 이런 의지를 거듭 밝히며 반대 의사를 밝힌 김진표ㆍ송영길 후보와 대치했다.
세종시는 이 의원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되자 ‘천군만마’를 얻었다며 쌍수를 들어 반기는 분위기다. 시는 우선 이 신임 대표의 지원을 받으며 타당성 조사용역을 직접 수행해 사업의 명분을 쌓는 등 세종역 신설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철도시설공단의 용역은 연기군 시절인 2010년 교통 데이터를 반영하는 등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용역에 급격한 인구 증가와 최소 2015년 이후 교통 데이터, 도시의 성장 가능성 등을 반영한다면 사업 타당성은 충분히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충북은 정부와 여당이 충청권 단결에 걸림돌이 되는 세종역 신설에 나설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KTX 세종역 저지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충청권 4개 시도의 합의에 의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고, 사업의 타당성도 없는 것으로 결론 난 만큼 세종역 신설은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초대 행정도시건설청장을 지낸 이춘희 시장은 4년 전 지방선거 때 세종역 신설에 타당성이 없다며 반대했었다”며 “세종역은 행정도시 건설, 철도교통 등의 측면에서 볼 때도 불필요한 사업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이 세종역 신설을 밀어붙인다면 당 대표 퇴진, 대정부 투쟁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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