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업체 전용 체크카드로
지방정부 첫 보편적 복지 확대
경기 성남시가 다음달부터 만 5세 미만의 아동을 둔 모든 가정에 아동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금이냐, 지역상품권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지급방식은 ‘지역사업체 전용 체크카드’ 형태로 결정됐다. 시는 대신, 정부안(10만원)에다 인센티브(1만원)를 더해 11만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성남시는 27일 오전 열린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아동수당 상품권 지급 및 아동수당 플러스 지원 조례’가 의결됐다고 밝혔다. 재적 의원 35명 중 22명이 찬성했고 반대는 13명에 그쳤다.
조례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관내 만 5세 이하 아동을 둔 모든 가정(4만3,000여명)에 인센티브(1만원)를 포함, 매월 11만원의 아동수당을 체크카드로 지급하는 게 골자다. 지난해 말 국회 관련 법 통과 과정에서 소득 상위 10%가 제외된 정부의 아동수당 지급 계획안보다 대상과 액수를 확대했다. 지방정부 처음으로 ‘선택적 복지’ 형태 아동수당 정책을 ‘보편적 복지’로 확대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원만한 실행은 정부 결정에 달렸다. 성남시는 사회보장제도를 변경할 때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도록 한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지난달 2일 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 시절 청년배당 등을 두고 법적 다툼을 벌였던 것과 달리, 이번엔 복지부도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례 등 근거가 있으면 체크카드로 지급 수단을 대체해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100% 지급 문제는 내부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동의하면, 성남시의 아동수당 체크카드는 수당 첫 지급일인 다음달 21일부터 어린이집과 학원, 동네 병ㆍ의원, 산후조리원, 전통시장 등 4만8,000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나 유흥주점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애초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현금 대신 지역화폐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려다, 반발에 부딪히자 지급방식을 가맹점이 많아 사용 편의성이 높은 지역사업체 전용 체크카드로 변경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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