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버스 이용객 11.4% 증가
운행 속도 늘고 만족도 높아져
1000억 넘는 비용 등 과제도 산적
30년만에 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가 전면 개편된 지 1년 간 버스 이용객이 증가하고, 만족도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가로변우선차로제는 효과가 미미하고, 과다한 비용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8월 26일부터 실시한 대중교통체계 개편 시행 1년을 맞아 제주연구원과 함께 실시한 ‘제주형 대중교통 체계개편 1년 평가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한 이후 버스 노선 체계는 급행ㆍ간선ㆍ지선, 관광지순환 버스로 전환돼 기존 89개의 노선은 현재 194개 노선으로 갑절 이상 확대되고 다양화됐다. 버스 대수는 기존 556대에서 883대로 327대 증가했고, 하루 운행횟수를 기존 4,082회에서 6,064회로 2,000회 가량 증가됐다.
또 제주형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인 버스와 지정차량만 다닐 수 있는 중앙우선차로제와 가로변우선차로제 등 버스우선차로제가 교통체증이 가장 심각한 지역인 제주시 도심 주요 도로에 도입됐다. 중앙차로제 도입된 제주시 광양사거리에서 아라초등학교 구간의 버스 평균 통행속도는 기존 시속 13.2㎞에서 18.9㎞로 빨라졌다. 반면 같은 구간의 일반 차량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18.5㎞에서 13.8㎞로 느려지는 효과가 발생했다.
버스요금은 시내ㆍ외 버스를 통합해 1,200원으로 일원화됐고, 이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자 교통비가 299억원이 절감됐다. 도민 1인당 4만3,983원의 교통비가 줄어든 셈이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1일 평균 버스 이용객 수는 17만4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만3,000명)과 비교해 11.4% 증가했다. 중앙차로제가 시행된 구간(제주시 광양사거리~아라초)은 월 버스이용객이 26만명에서 개편 이후 33만3,000명으로 28% 늘었다. 올해 6월말까지 10개월 간 버스 이용객 수는 5,000만7,851명으로, 한 달 평균 500만명이 이용했다. 제주지역 대중교통 이용객은 1991년 9,9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에는 5,600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20년 넘게 감소세를 보이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했다. 우선 연간 1,000억원이 넘는 과다한 비용은 주요 과제로 꼽혔다. 도의 대중교통분야 전체 예산 1,475억원 중 민영버스 운영에 투입되는 준공영제 관련 예산은 965억원에 달했다. 나머지 510억원은 비가림 승차대, 법정유가보조금, 공영버스 운영비 등 민영버스 준공영제와는 관련이 없는 인프라 관련 예산이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다만 도는 버스 표준운송원가는 인건비, 유류비 상승 등에 따라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를 통해 버스 준공영제의 공공성과 투명성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도는 또 현재 제주시 국립제주박물관~무수천교차로 구간에서 운영 중인 가로변 우선차로제의 효과가 미미해 단계별로 중앙우선차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확대구간 및 시행시기 등 최종 결정은 전문가와 도민 의견을 수렴해 확정할 계획이다.
오정훈 도 교통항공국장은 “대중교통개편 이후 이용객과 만족도가 지속 상승하는 등 성과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며 “일부 노선 조정, 준공영제 원가 절감, 대중교통 관련 인프라 구축, 도 전역 차고지증명제 시행 등 교통정책 추진 등은 과제로 남아있어 앞으로 대중교통개편 완성도를 높여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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