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정현이 논란을 딛고 시작했던 ‘시간’을 끝내 마무리 짓지 못했다.
지난 26일 김정현의 소속사인 오앤엔터테인먼트와 MBC ‘시간’ 측은 김정현의 하차를 공식 발표했다.
김정현의 하차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였다. 김정현이 드라마 촬영 초반부터 섭식장애와 수면장애를 겪으며 정신과 상담을 받아왔다는 것.
소속사 측은 “그동안 작품에 누가 되고 싶지 않다는 김정현의 강한 의지로 치료를 병행하며 촬영에 임해왔고, 제작진도 배우의 의지를 최대한 수용하여 스케줄 조정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며 작품을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지만 최근 심적, 체력적인 휴식이 필요하다는 담당의의 진단에 따라 제작진과 논의한 끝에 결국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의욕 없는 태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후, 작품 속 열연을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키는 중이었던 김정현은 갑작스러운 하차 결정으로 또 한 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종영까지 약 16부를 남겨 둔 ‘시간’은 메인 캐릭터인 천수호의 대체 배우 투입 대신 하차를 결정, 흐름에 직격타를 맞았다.
건강 상의 문제인 만큼 불가피한 결정이었다지만 김정현의 하차는 절반 밖에 달려오지 못한 ‘시간’에게 민폐를 끼치게 됐다. 제작발표회 논란부터 중도 하차까지, 끝내 제대로 된 마무리를 짓지 못한 김정현 본인이 느낄 당혹감과 아쉬움을 알기에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제작진과 남겨진 배우들이 이끌어 나갈 ‘시간’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번 사태는 김정현의 배우 생활에도 적신호를 켰다. 소속사 측은 김정현이 치료에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며 “당분간은 공백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역적’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 받은 뒤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도 코믹한 생활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 중이었던 만큼 갑작스러운 공백기와 불투명한 복귀 계획은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매 회 몰입감을 더하며 서사를 쌓아오고 있던 ‘시간’과 치료에 집중하며 한 템포 쉬어 나갈 김정현, 어차피 하차가 결정된 이상 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느냐에 그들의 명운이 달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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