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의 등장은 강렬했다.
어느 날 갑자기 람보르기니가 뉘르부르크링에서 압도적인 기록을 새겼고, 이를 통해 페라리와의 경쟁에서 큼직하게 차이를 벌리는 것처럼 보였다.많은 사람들은 '람보르기니의 기록 경신'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정도였다.
하지만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라는 특별한 존재의 데뷔도 사실이었고, 이 특별한 존재가 뉘르부르크링에서 다른 차량들이 넘볼 수 없는 6분 52초 51의 기록을 달성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내 우라칸 퍼포만테는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으며 '람보르기니 퍼포먼스의 상징'과 같았다.
그리고 2018년 8월, 인제스피디움에서 펼쳐진 '람보르기니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 그 존재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스콰드라 코르세의 '람보르기니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우라칸 퍼포만테와의 만남은 람보르기니의 모터스포츠 및 모터스포츠 관련 활동을 담당하는 '스콰드라 코르세가 운영하는 '람보르기니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 진행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본격적인 행사를 앞두고 람보르기니 스콰드라 코르세 소속의 인스트럭터의 교육과 지도 아래 본격적인 우라칸 퍼포만테와의 만남을 준비할 수 있었다.
참고로 스콰드라 코릇의 가장 큰 활동 중 하나가 람보르기니가 운영하는 원 메이크 레이스 대회인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를 총괄 운영, 관리하는 것이다. 이미 수 많은 전문 드라이버 및 젠틀맨 드라이버들은 슈퍼 트로페오의 각 시리즈의 참가 선수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성능을 정의하는 우라칸 퍼포만테의 모습
'디자인이 성능을 정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는 인제스피디움의 피트 작업 공간에 웅크리며 주행을 기다리는 우라칸 퍼포만테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우라칸 퍼포만테는 누가보더라도 '달릴 준비'에 초점을 맞춘 차량임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고성능 GT 레이스카에서 가져온 것 같은 낮고 넓은 전면 비다킷을 더하면서 그 자체로도 레이스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덕분에 그 자체로도 강렬하게 느껴졌던 우라칸은 더욱 극강의 존재감을 과시하게 되었다.
측면에서는 거대한 네 바퀴에 자리한 첨예한 알로이 휠과 그 안쪽의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이 이목을 끌며 '고성능 모델'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낮게 깔린 차체 중에서도 도어 패널 아래쪽에는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데칼이 더해지며 차량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참고로 현장에 마련된 우라칸 퍼포만테는 차체에 여러 리버리를 부착한 만큼 진짜 제대로 된 레이스카를 떠올리게 된다. 더숩ㅌ여 후면 디자인에서는 람보르니기의 공기역학 기술인 ALA 기반의 리어 스포일러와 거대한 대구경 듀얼 머플러 팁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드라이빙, 그 이상의 가치를 더한 실내 공간
우라칸 퍼포만테는 기존의 우라칸이 가지고 있는 구성을 그대로 따르되 각종 소재나 기능에 있어서 한층 강력하고 뛰어난 모습을 자랑한다. 알칸타라와 함께 실내 곳곳에 포지드 컴포지트를 더하며 경량화는 물론이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얻었다.
이외에도 뛰어난 해상도와 빠른 반응 속도 등을 갖춘 풀 사이즈 디시절 계기판을 기반으로 운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람보르기니가 최근 선보이고 있는 화려하고 또 고급스러운 센터터널로 시각적인 매력에 방점을 찍는다.
이와 함께 시트에 대한 만족감도 빼놓을 수 없다. 외형으로만 본다면 Y 형태의 디테일을 더하고 프리미엄 시트의 감성을 강조하는 것 외엔 특별한 것이 느껴지지 않지만 막상 시트에 몸을 맡기면 해당 시트가 얼마나 뛰어난 시트인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체격이 큰 운전자가 헬멧을 쓰고 시트에 앉더라도 필요 이상의 여유를 확보해 그 만족감을 떠욱 끌어 올렸다.
설명조차 어려운 압도적 퍼포먼스
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에는 최고 출력 640마력과 61.2kg.m의 토크를 내는 V10 엔진이 자리한다. 그리고 이 엔진을 중심으로 여기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되어 네 바퀴로 강력한 퍼포먼스를 전달한다.
이러한 패키징을 통해 우라칸 퍼포먼스 에서 단 2.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시속 200km까지도 단 8.9초 만에 주파할 수 있는 뛰어난 민첩성을 자랑한다. 우천 상황이라 그 출력을 100% 확인할 수 없었지만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과 함께 매섭게 가속하는 강렬함을 분명 확인할 수 있었다.
뛰어난 가속력 뒤에는 곧바로 우수한 제동 성능과 그 한계가 깊은 서스펜션의 반남이 기다렸다.
인제스피디움의 메인스트레이트를 지나 1번 코너로 파고들었는데 그 때 느껴진 제동 성능은 정말 무서울 정도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해 640마력의 출력이 얼마나 즉각적으로 제어되는 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할 수준이었다면 우라칸 퍼포만테는 등장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1번 코너의 뒤를 이어 연이어 펼쳐지는 코너들은 우라칸 퍼포만테의 파괴력을 확인할 수 있는 구간이었다. 매끄럽고 기민한 가속, 출력을 압도하는 제동 성능, 그리고 어지간한 코너에서는 롤링 조차 느낄 수 없을 만큼 탄탄하고 일체된 차체를 과시하며 마치 '물리적 한계를 쉽게 극복하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 서킷을 달리며 '과진입일 것 같다'는 상황에서도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이 코너 안쪽을 파고 드는 그 모습은 정말 빼놓을 수 없는 명장명이었다.
특히 놀라운 점은 바로 변속기에 있었다. 우라칸 퍼포만테를 구성하는다양한 요소들이 모두 완성도가 높았지만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변속 속도의 기민함은 물론이고 그렇게 빠르고 즉각적인 변속 속에서도 변속 충격을 최소로 줄여 드라이빙 중 변속 충격 등으로 인한 '예상하지 못하는 움직임'을 원천 차단한다.
한편 인제스피디움을 달리던 중 앞서 달리며 주행의 페이스를 조절하던 황도윤 인스트럭터가 무전기를 통해 "특별한 코멘트 없이 주행 페이스를 높일테니 조금 더 우라칸 퍼포만테의 성능을 경험해보라"고 말했다.
이에 곧바로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아 우라칸의 속도를 높였고, 우라칸 퍼포만테의 뒤쪽으로 희뿌연 물보라가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앞서 달리는 황도윤 인스트럭터의 우라칸 퍼포만테 역시 빠르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개인적인 취향이나 성향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속도가 빨라지며 제동력에 대한 요구치나 주행 상황에서의 한계치의 벽이 높아진 상태였지만 우라칸 퍼포만테를 다루는 것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되려 앞서 말했던 수 많은 강점들이 그대로 이어지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 스티어링 휠,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 등에 따라 빠르고 기민하게 반응했다.
자칫 작은 실수, 혹은 예상하지 못할 변수가 등장하면 곧바로 스핀, 혹은 코스 이탈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한데 우라칸 퍼포만테의 기민하고, 안정적이고 파괴적인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그 한계'가 어디에 있는지 더 몰아세우고 싶은 욕심 만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유로운 감성을 과시하는 아벤타도르 S
한편 이번 시승을 하며 함꼐 준비된 아벤타도르 S도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 아벤타도르 S의 경우 우라칸 퍼포만테에 비해 출력이 뛰어난 모델이지만 싱글 클러치 변속기나 차량 자체의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라 예리하게 날이 서 있는 주행을 100% 구현하기란 어려움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V12 엔진의 출력을 무턱대로 노면으로 전달하지 않고 주행 상황에 따라 최적의 출력 제어를 통해 만족감 높은 주행을 연출하는 능력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최근 뉘르부르크링에서 또 다른 압도적 퍼포먼스로 신기록을 세운 아벤타도르 SVJ의 움직임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완벽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은 존재
우라칸 퍼포만테는 람보르기니의 드라이빙 퍼포먼스가 얼마나 강력한지 알려주면서도 '얼마나 완벽하게 다듬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말 호평할 수 밖에 없는 뛰어난 결실을 얻었다.
강력한 파워트레인과 경험이 쌓인 하체의 조합, 여기에 최신의 기술을 집약한 공기역학의 개선이라는 또 다른 무기를 쥐어진 람보르기니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며, 글로벌 무대에서 펼쳐지는 GT 레이스에서도 이 경험과 상승세가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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