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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전립선암 10년간 32% 늘어… “조기 진단위해 일반건강검진에 포함을”

입력
2018.08.27 22: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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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준 대한비뇨기과학회 회장(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 암 5위다. 2006년 10만명당 52명에서 2015년 68.6명으로 10년간 32%나 증가했다. 대표적인 서구형 암인 전립선암은 우리 식이ㆍ생활습관이 지난 20여년 동안 급속히 서구화되면서 발생과 사망자가 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서구형 암의 증가는 고령 인구 암사망률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왔다.

흔히 전립선암은 느리게 진행하고 경과가 좋은 ‘순한 암’으로 알고 있다. 과연 순한 암일까? 안한종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이 지난 18년간 우리나라 전립선암 환자의 암세포 분화도를 분석한 결과, 중간 이상의 나쁜 분화도(악성도)를 나타낸 암이 75.7%였다.

같은 악성도를 미국 전립선암 환자는 44%, 일본에서는 56%여서 우리나라 전립선암의 악성도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발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생존률은 94.1%이었다. 이는 2008년까지 일본 통계 97.5%, 2013년까지 미국 통계 99.2%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결과는 전립선암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의 시작과 관련 있다. 조기 검진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환자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 상태를 확인하는 직장수지(手指)검사, 혈액 채취를 통한 혈청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 경직장(経直腸) 전립선 초음파 검사 후 암이 의심되면 전립선 조직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을 확진한다.

전립선암이 조기 진단되면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비롯해 각종 최소 침습 치료 등으로 치유가 잘 된다. 하지만 다양한 전립선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을 때에는 이미 진행된 암일 때가 많다. 뼈를 비롯한 전신 전이를 동반한 전립선암 환자는 호르몬 박탈 치료 등 약물치료를 받는데, 결국 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악화돼 2~3년 내 사망하게 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남자에서 암 발생 수준에 비해 암 사망률이 높아, 여자보다 암관리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국가암조기검진사업에서 여자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5개 암에 대해 시행되고 있는 반면, 남자는 위암, 간암, 대장암의 3개 암에만 적용되고 있다. 여성 수명이 남성보다 긴 현재 상황에서 남성의 암 관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립선암의 대표적인 선별 검진법인 PSA 검사는 비용도 저렴한데다 간단한 혈액 채취만으로 전립선암 위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유용한 인체 종양 표지자 검사다. 미국은 현재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통해 전립선암에 대해 국가암검진을 시행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 정부에서 시행하는 보험제도인 메디케어에서 무증상 남성을 대상으로 매년 혈청 전립선특이항원 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실질적으로 PSA 검진을 시행하고 있는데, 회사원은 회사 건강검진에서, 회사 건강검진자가 아닌 사람은 '닌젠 도크(Ningen dock)'라는 정기건강검진 사업과 지방정부에서 시행하는 전립선암 조기검진 프로그램으로 혈청 PSA 검진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전립선암 조기 검진에 대해 정부가 방관만해서는 안 되며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전립선암 사망률을 낮추려면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저렴한 비용의 간편한 혈액 검사인 PSA 검진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50세 이상 남성 암검진)에 포함해야 한다. 최소한 66세 생애 전환기 검진에서라도 시행해 국민에게 안전하고 과하지 않은 전립선암 조기 검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전립선암 조기 검진은 국가암 지표의 호전과, 의료부분의 국가브랜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천준 대한비뇨기과학회 회장
천준 대한비뇨기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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