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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11년의 기다림을 보상하는 존재, 지프 랭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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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11년의 기다림을 보상하는 존재, 지프 랭글러

입력
2018.08.25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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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angl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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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부드러워진 것 같은 외모,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으로 대체된 파워트레인 그리고 급작스럽게 치솟은 듯한 가격까지.. 새롭게 돌아온 '올 뉴 랭글러'의 첫 인상은 그리 좋지 못했다. 되려 여전히 투박한 감성이 돋보이는 기존의 랭글러(JK) 쪽에 조금 더 미련이 남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인간은 간사하다. 잠시 후 진행된 테스트 드라이빙을 통해 올 뉴 랭글러에 흡족해 하는 스스로를 만날 수 있었다. 마주 보았을 때에는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이 함께 시간을 보내니 느낄 수 있었고, 잘 보이지 않았던 것도 더 잘 보이게 되었다.

결국 세그먼트, 브랜드 그리고 차종을 가리지 않고 '자동차는 타봐야 아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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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이고 인상적인 올 뉴 랭글러의 데뷔

개인적으로 이번 시승 행사보다도 올 뉴 랭글러를 공개하는 그 과정 자체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브랜드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차량이 가진 성격을 제대로 과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누가 신차 출시 행사를 산 속 하천에서 진행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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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로쏘 사장의 프리젠테이션은 힘이 넘치고 당당했다.

지난 시간 동안 꾸준히 이어진 랭글러의 아이덴티티와 역사, 그리고 혁신의 과정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올 뉴 랭글러의 변화점을 직접 하나하나 설명하며 차량의 우수성과 가치를 설명하는 과정은 제법 오랜 시간이었지만 파블로 로쏘 사장의 열정이 느껴져 큰 불편함 없이 흘려 보낼 수 있었다.

wrangler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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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재를 모두 탐하다

올 뉴 랭글러는 지금까지 이어져 온 랭글러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이어 받으면서도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따르는 존재다. 4,485mm에 이르는 전장과 1,895mm의 전폭, 그리고 1,850mm의 전고는 어디서든 당당한 오프로더의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낸다. 여기에 3,010mm의 긴 휠베이스를 통해 넉넉하고 안락한 공간을 연출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전면 디자인은 새롭지만 익숙하다. 지프 고유의 세븐 슬롯 그릴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원형의 실루엣을 가진 LED 헤드라이트를 세븐 슬롯에 더욱 가깝게 붙이며 초대 지프인 CJ에 대한 오마주를 선사한다. 여기에 프론트 펜더에는 추가적인 라이트를 더해 명료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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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은 말 그대로 랭글러다운 모습이다. 투박하지만 한층 깔끔하게 다듬어진 차체를 갖췄으며 지금까지의 랭글러들이 그랬던 것처럼 외부 패널의 분리형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사용성을 개량에 탈부착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었다. 후면 디자인은 새로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해 차량이 가진 오프로더의 감성을 더욱 강화했다

한편 올 뉴 랭글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역시 혁신에 대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세븐 슬롯 역시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이며 차량 경량화를 위해 보닛, 펜더, 도어 등에 알루미늄을 대거 적용하며 또한 차량의 경량화를 위해 도어, 도어 힌지, 후드, 펜더, 윈드 실드 프레임 등에 경량 고강도 알루미늄이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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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더해 만족감을 높인 실내 공간

올 뉴 랭글러의 실내 공간은 기존의 랭글러와 유사하면서도 기능적인 개선이 돋보인다.

수직으로 세운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이전과 달리 다양한 버튼과 다이얼이 시선을 끌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계기판을 비롯해 더욱 개선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각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 소재의 개선까지 조화를 이루며 '발전'을 체감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드라이빙 모드를 변경하는 셀렉터는 아날로그 타입을 유지했다. 이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라며 지프 고유의 존재감과 자신감, 그리고 고집 등을 느낄 수 있었다.

wrangler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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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타협해야 할 부분에서는 확실한 타협과 수용의 자세를 보였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뛰어난 해상도를 앞세워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었다. 여기에 사운드 시스템 등에서도 분명한 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모든 기능이 한글화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약간의 아쉬움도 따랐다.

wrangler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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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는 더 견고하게, 온로드는 더 편하게

올 뉴 랭글러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견고하고 탄탄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앞세워 모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이러한 기조는 올 뉴 랭글러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여기서 달라진 것이 있다. 바로 랭글러로서 감당하기 다소 힘들었던 온로드 주행에서의 만족감이 대폭 상승된 것이다. 실제 본격적인 시승을 앞두고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포장된 도로를 달리게 되었는데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정말 능숙하게 다듬어 부드러운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부드러운 정도가 아니라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 불필요한 무게감이 확연히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온로드 주행의 품질로만 본다면 어지간한 도심형 SUV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wrangler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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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엔진을 대신하는 2.0L 터보 엔진

온로드를 달리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부드러운 승차감도 있었지만 매끄럽고 부드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2.0L 터보 엔진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올 뉴 랭글러에는 최고 출력 272마력과 40.8kg.m의 풍부한 토크를 낸다. 차량이 워낙 큰 편이라 그 출력의 만족감이 큰 것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온로드에서는 터보 랙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깔끔한 느낌과 준수한 정숙성까지 더하며 올 뉴 랭글러의 주행 감성에 대한 매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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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넘치는 올 뉴 랭글러의 오프로드 주행

온로드 주행을 마치고 오프로드 코스를 앞두고 잠시 차량을 세웠다.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드라이빙 모드 셀렉터를 옮겨 4H 모드로 바꾸고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시작했다. 올 뉴 랭글러는 눈 앞에 펼쳐진 자갈밭을 정숙하게 차근차근 접근하며 오르고 또 통과하기 시작했다.

오프로드 특유의 급작스러운 노면 변화는 고스란히 실내 공간에 전해진다. 하지만 과거의 랭글러와 달리 올 뉴 랭글러는 한층 여유롭고 풍요로운 느낌이다. 노면의 차이가 차체와 시트를 통해 명확히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 움직임에 있어서 필요 이상의 충격이 전해지며 부담이 되는 경우가 없었다. 도리어 상하, 좌우로 흔들거리는 차량 안에 있음에도 불편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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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고 풍요로운 노면 반응을 보이던 사이 아쉬운 부분이 발생했다. 터보 엔진의 구조상 움푹 패인 곳을 지나기 위해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니 약간의 터보랙과 그 이후에 터보 엔진의 두터운 토크로 인해 발끝이 민감해진 것이다. 이전의 V6 엔진이라면 점진적으로 풀어낼 수 있던 것이 조금 더 투박하게 바뀐 것 같아 아쉬운 감상이었다.

하지만 이게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차량의 기본적인 출력 전개가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라 앞서 말한 상황이 흔히 일어나는 것도 아니며 일상에서는 터보 엔진의 존재가 느껴질 정도로 터보랙이 쉽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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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까지 더한 절대자

랭글러가 자랑하는 4WD 시스템은 물론이고 노면에 대한 대응 능력도 더욱 돋보인다. 어지간한 노면 변화에서 일어나는 충격은 모두 능숙하게 제어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제어하지 못하는 충격이 전해질 때 신체로 가해지는 반작용 역시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외형이나 실내 공간이 조금 더 고급스러웠다면 분명 프리미엄 SUV라는 평가를 받아도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을 정도였다.

실제 큼직한 자갈과 돌이 연이어 있는 곳에서 올 뉴 랭글러는 노면의 높낮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경우는 있었지만 해당 지형을 통과하는 과정에서는 부드럽게 또 능숙한 조율 능력으로 불편함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는 것까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차량에 대한 만족감이 더욱 높이는 선택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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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룰 수 있는 우수한 오프로더

올 뉴 랭글러를 시승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특징 중 하나는 다루기 쉽다는 것이다. 물론 보다 쉽게 차량의 우수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시승 코스가 마련되었기 때문에 다른 차량과의 그 차이나 정도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올 뉴 랭글러는 무게감이 덜하고 조작이 쉬운 스티어링 휠 조작감은 물론이고 차량의 움직임 또한 한층 부드럽게 다듬으며 체감적인 만족감이나, 누구나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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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차량이 그런 것처럼 올 뉴 랭글렁도 완벽한 차량은 아니었지만, 이번 시승 코스에서는 분명 차량의 단점보다는 강점, 그리고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는 사긴이 되었다. 추후 별도의 시승을 통해 올 뉴 랭글러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일상에서의 경험은 물론이고 실내 공간과 편의장비와 해외에어 언급되는 효율성에 대한 성취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좋은점: 더욱 매력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장에서의 존재감

아쉬운점: 다소 높은 가격 상승폭, 그리고 V6 모델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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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기록을 기대하며

올 뉴 랭글러는 지금 당장 높은 판매량을 추구하기 보다는 새로운 도전과 문화를 만들고 싶은 눈치다. 하지만 내심 마음에 걸리는 것이 가격 상승폭이 제법 높다는 것이다. 물론 파블로 로쏘 사장이 밝혔던 것처럼 향후 다양한 바리에이션과 가격 정책을 제시한다고 했으니 그 때가지 종합적인 판단은 조금 더 보류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올 뉴 랭글러'는 랭글러로의 가치는 충분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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