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폐경기 여성 8만여 명 조사 결과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뇌졸중 발병 위험이 23%나 낮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 캔자스대 의대 예방의학ㆍ공중보건학과 리세트 제이콥슨 교수팀은 폐경기여성 대상 연구인 '여성건강계획관찰연구(WHIOS)’에 참여한 8만191명의 여성의 의료기록과 운동 등 건강 관련 자료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해 이런 결론을 얻어냈다.
연구 시작 시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63.7세였고, 추적 기간은 12.6년이다. 모든 참가자는 적어도 한 명의 아이를 출산했으며, 58%는 모유 수유를 했다. 모유 수유를 한 참가자 중 51%는 6개월 동안, 22%는 7~12개월, 27%는 13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했다. 연구 기간에 3.4%가 뇌졸중을 겪었다.
연구팀은 운동이나 흡연 등 연구 대상 여성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고려해 모유 수유와 뇌졸중 위험 감소의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그 결과,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뇌졸중 위험이 23% 낮았다. 모유 수유 경험 흑인 여성은 뇌졸중 위험이 무려 48%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다만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이 뇌졸중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은 세월이 흐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변수를 감안할 때 인과관계가 정립되기 힘들다”고 했다.
뇌졸중은 미국 성인 여성 사망 원인 가운데 3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뇌졸중협회(ASA)에 따르면 뇌졸중 원인으로는 당뇨병, 고혈압, 흡연 등이 꼽힌다.
모유 수유가 아기 건강과 엄마와의 유대 관계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만일 임신 중이라면 당신과 당신 아이가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 한다면 최소 6개월은 모유 수유를 하는 걸 고려하기 바란다”고 했다.
제이콥슨 교수는 “이전 연구에 따르면 모유 수유를 하면 아기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유방암과 난소암, 당뇨병 위험이 감소하는 등 엄마에게도 좋은 효과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모유 수유가 뇌졸중과 심장병 등의 심혈관 질환을 감소시키는 등 심장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모유 수유는 뇌졸중을 예방하는 많은 요인의 하나일 뿐”이라며 “적합한 운동이나 건강식, 금연, 혈압ㆍ콜레스테롤ㆍ혈당의 정상 수준 관리 등이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좋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신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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