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궁 세계랭킹 1위 장혜진(31ㆍLH)이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에 이어 혼성 팀 전에서도 충격적으로 탈락했다.
장혜진-이우석(21ㆍ국군체육부대)이 출전한 한국 양궁 리커브 혼성팀은 24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양궁장에서 펼쳐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혼성전 8강 경기에서 몽골에 세트 점수 1-5로 완패했다. 장혜진은 전날 개인전 8강에서 세계랭킹 53위인 다이난다 코이루니사(21)에게 진 데 이어 이날 혼성 경기에서도 연달아 8강 문턱을 넘지 못 했다.
이날 장혜진의 눈빛은 전날의 굴욕을 만회하려는 의지로 가득했다. 16강전에서 키르기스스탄을 6-0으로 꺾을 때 장혜진은 6발 가운데 4발을 10점 과녁에 꽂았다. 이 가운데 2발이 X-10(한 가운데 명중)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8강 몽골과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흔들렸다. 여자부 세계랭킹 1위 장혜진과 남자부 세계랭킹 2위 이우석은 국제대회 금메달 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당당히 1위로 통과해 경기에 나섰다. 여자 세계랭킹 247위 우란툰갈락 비신디(41)과 남자 세계랭킹 83위 바타쿠약 오트곤볼드(21)가 나선 몽골이 객관적 열세였다. 하지만 한국은 1세트 나란히 8점을 쏘며 리드를 빼앗겼고 2세트 역시 져 세트 점수에서 순식간에 0-4로 몰렸다. 남은 2세트를 모두 이겨야 연장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3세트에서 이우석이 연속 10점으로 분전했지만 장혜진이 9점, 8점을 쏘아 결국 경기에서 패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이런 충격 탈락의 원인으로 국제양궁연맹(WA)이 도입한 세트제도를 꼽기도 한다. 세트제는 한국 양궁의 독식을 막기 위해 2010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세트제에서는 작은 실수로도 승부가 쉽게 뒤집힐 수 있다. 지난 2014년 인천 대회 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 4강에서 한국은 총 점수 288점을 기록해 중국에 1점 더 높았으나 세트 점수에서 뒤져 탈락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세트제가 변명이 될 수 없었다. 전날 개인전과 혼성 팀 경기 모두 누적점수에서도 상대편에게 뒤졌다.
장혜진은 27일 단체전에서 다시 한 번 활 시위를 당긴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단체전 8연패를 거머쥔 절대 강자다. 남은 3일 동안 마음을 추스르고 제 기량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자카르타=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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