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름 도로독주까지 2관왕
104.4㎞ 개인도로 금메달 이어
18.7㎞를 31분 57초 10에 주파
亞게임 역대 첫 두 종목 석권
주종목이던 트랙 포인트레이스
올림픽 채택 안 되자 도로 도전

나아름(28ㆍ상주시청)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며 한국 도로 사이클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나아름은 24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웨스트 자바 수방 일대에서 열린 도로 사이클 여자 도로독주에서 18.7km를 31분 57초 10에 주파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틀 전 여자 개인도로에서 104.4㎞를 2시간 55분 47초 만에 통과해 금메달을 따낸 그는 2관왕에 올랐다. 단일 아시안게임에서 개인도로와 도로독주를 석권한 선수는 나아름이 처음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도로독주 2연패에도 성공했다.
도로독주는 1분 간격으로 한 명씩 출발해 결승선에 도달하는 시간이 가장 짧은 선수가 이기는 경기다. 반면 개인도로는 동시에 출발해 104.4.km를 달려 먼저 결승선에 들어오는 사람이 우승한다. ‘사이틀의 마라톤’이라 불릴 정도로 극한의 체력을 요구한다. 나아름이 두 종목을 넘나들며 사흘 동안 달린 거리만 123.1km. ‘사이클 철인’이라 불리는 데 모자람이 없다.
엄인영 사이클대표팀 총감독은 “도로독주는 실력대로 경기력이 나오는데 개인도로는 많은 변수와 상황이 있어 우승을 점치기 어렵다”고 했다. 두 종목 모두 우승한 나아름의 질주가 더욱 값진 이유다.

나아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오빠, 언니와 함께 사이클을 시작했다. 언니는 나아름과 실업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전국체전에서 금메달도 함께 땄던 나희경이다.
나아름은 원래 도로가 아닌 트랙 사이클의 중장거리 유망주였다. 그는 첫 국제 종합대회였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km 포인트레이스(경기장을 돌 때마다 순위를 구분해 그에 따라 득점을 부과하는 경기)에서 메달권을 달리다가 앞에서 떨어진 선수에 휩쓸려 함께 넘어져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2011년 한국 여성 사이클 선수 최초로 국제사이클연맹(UCI) 트랙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아름은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도로 사이클에 도전했다. 주 종목인 포인트레이스가 런던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자 개인도로에 출전해 세 번이나 넘어지고도 13위를 차지하는 깜짝 활약을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도로독주 금메달 외에도 단체추발(4명의 선수로 구성된 두 팀이 출전해 상대에 추월을 시도하는 경기) 은메달, 옴니엄(사이클의 6종목을 치러 가장 많은 포인트 획득한 선수가 이기는 방식) 동메달 등 트랙과 도로를 넘나드는 맹활약을 펼쳤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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