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란과 약속” 1,800만 유로 지원키로
미국 경제 제재로 허덕이는 이란에는 숨통
미국-EU, 무역 충돌 이어 갈등 고조될 듯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유럽연합(EU)은 23일(현지시간) 이란에 1,800만유로(234억 원 상당)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EU의 대응이 극명하게 엇갈리며, 양측의 외교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EU의 결정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란 핵 합의안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 2015년 미국과 프랑스 영국 독일 등 국제사회는 이란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는 경제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파기한 뒤 이란에 대해 독자 경제 제재에 돌입했다. 미국은 또 11월부터는 동맹국들에게까지 이란 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라며 동참을 압박한 상태다.
그러나 EU는 미국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 핵 합의에 따라 EU·이란 관계가 새롭게 정립된 이후 많은 분야에서 이란과의 협력이 진전돼 왔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지속하기로 약속했고, 이번 지원은 경제 분야 특히 EU 회원국 국민이 직접 이득을 얻고 있는 분야의 협력관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경제 지원금 중 800만 유로는 이란의 중소기업과 무역증진기구를 비롯한 민간 분야에 투입된다. 나머지 1천만 유로 가운데 800만 유로는 환경 관련 프로젝트에, 200만 유로는 마약 문제 해결에 지원된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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