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선 한국 사격의 첫 금메달 주인공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신현우(34ㆍ대구시설공단)였다.
신현우는 23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슈팅 레인지에서 열린 사격 남자 더블트랩 결선에서 74점을 쏴 정상에 올랐다. 전날까지 은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만 획득해 조바심이 나던 사격에 단비와 같은 첫 금이다. 한국 사격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 8개를 따냈고, 2010년 광저우에서는 금메달 13개를 쓸어 담았다. 이번 대회에는 사격에 걸린 금메달 수가 4년 전 44개에서 20개로 대폭 줄어 한국도 금메달 2개 정도를 목표로 잡았지만 이틀 전 믿었던 진종오(39ㆍKT)의 실패로 낙담하는 분위기였다.
더블트랩은 날아가는 표적 2개를 연달아 맞히면 점수가 올라가는 종목이다. 트랩은 표적이 1개씩 날아가고, 더블트랩은 2개가 연달아 떠오른다. 예선에서 138점을 쏴 3위로 결선에 진출한 신현우는 마지막 20발을 두고 샤르둘 비한(인도)과 나란히 섰다. 71-69로 앞선 상황에서 71-71 동점을 허용했다. 신현우는 두 발 가운데 한 발을 놓치면서 72-71로 쫓겼다. 남은 발 수는 단 2발씩. 비한이 먼저 2발을 모두 명중하면서 73-72로 역전했지만 신현우 역시 마지막 두 발을 깨끗이 성공하면서 74-73으로 극적인 금메달을 확정했다. 한 발도 놓치면 안 되는 극도로 부담되는 상황이었지만 경기 후 신현우는 “동점인 줄 알았다”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정식종목이 된 더블트랩에서 한국의 금메달은 신현우가 처음이다. 신현우는 경기 후 "예선에서 11등까지 밀렸다"며 "마지막 라운드에서 정신을 차리고 우리 사격이 아직 금메달이 없다는 점 하나만 생각하면서 열심히 한 것이 결선까지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4년 전 인천에선 이 종목 5위에 그쳤던 신현우는 “당시 예선에서 2등으로 결선에 갔는데 5등을 했다"고 떠올리며 "이후 올림픽 선발전에서도 1점 차로 떨어졌는데 그것을 계기로 더 단단해진 덕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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