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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제주 1만여 가구 정전 피해… 국내외 항공 500여편 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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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제주 1만여 가구 정전 피해… 국내외 항공 500여편 결항

입력
2018.08.23 18:26
수정
2018.08.23 23: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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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5만3000명 발 묶여

서귀포 야자수 등 80그루 뽑혀

도내 양식장 시설물도 손상

경기 공무원 전원 비상근무 등

수도권도 긴장의 끈 안 늦춰

제19호 태풍 솔릭이 제주도를 관통한 2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의 한 전봇대가 강풍에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제19호 태풍 솔릭이 제주도를 관통한 2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의 한 전봇대가 강풍에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솔릭의 첫 영향권에 들어간 제주도에서는 실종 사고와 시설물 파손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를 잇는 하늘길과 뱃길까지 이틀째 끊겼다.

23일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밤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서귀포 안덕면ㆍ대정읍, 제주시 조천읍ㆍ삼양동 등의 1만2,012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 중 7,341가구는 복구됐지만, 4,671가구는 기상 악화로 복구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시설물 피해 또한 잇따랐다. 제주시종합경기장 내 복합체육관 1,2층 지붕이 파손됐고, 도내 일부 양식장 시설물도 부서졌다. 제주시 구좌읍 입구 교차로 등에 설치된 신호등 43곳이 파손되거나 작동이 멈췄다. 서귀포 중문동 중문관광단지 명물인 야자수와 과수원 방풍림으로 쓰이는 삼나무 등 80여그루가 도로 위에 쓰러지면서 통행에 큰 불편을 겪었다. 아직 집계되지 못한 농작물 피해가 더해질 경우, 손실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하늘길과 바닷실이 이틀째 끊기면서 5만3,000여명의 발이 묶였다. 기상 사정이 좋아져 각항공사들이 임시편을 투입해 승객 수송에 나서겠다는 예정이지만 대기인원이 많아 주말 항공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상륙이 가까워지면서 각 지역에서는 손실을 줄이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3년 태풍 ‘매미’때 직격탄을 맞은 경남 창원시 해안가 주민들은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마산합포구는 당시 특히 피해가 컸던 월영동 해운대 상가 주차장 등에 모래포대를 1,2단으로 쌓아 침수에 대비했다.

태풍 진로가 남하하면서 태풍 위험권에서 다소 벗어난 수도권 지자체들도 긴장감을 풀지 않고 선제 대응에 나섰다.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23일부터 전 공무원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19개 유관 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태풍대비 비상근무 1단계를 유지 중이며, 솔릭이 내륙으로 근접해오는 오후부터는 대응단계를 2,3단계로 상향해 피해예방에 총력을 쏟았다. 재난 관련 부서 직원 등을 중심으로 휴가자 복귀를 명령한 상태다.

서울 서초구는 구의 명물인 서리풀 원두막이 강풍에 넘어질 것에 대비, 23일 해체 또는 결박했고, 노원구는 재개발 구역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태풍 대피소를 운영키로 했다.

대구 경북에서도 하늘길과 바닷길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대구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0분 제주로 출발할 예정이던 티웨이항공 801편이 제주공항 기상 악화로 결항하는 등 대구발 제주행 항공기 10여편이 결항되는 등 전국적으로 국내외 500여 항공편이 결항됐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경북 동해안 파도가 높아지면서 울릉도와 육지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모두 취소됐다. 또 경북 동해안 각 항·포구에는 어선 3,000여 척과 상선 88척, 예인선 13척, 여객선 3척 등이 피항했다.

당초 최대 200㎜ 이상의 비와 강풍이 예상된 강원도는 산사태 취약지 2,799개소와 임도 사업지, 태양광 발전시설 등에 대한 예방점검에 나섰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창원=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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