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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동연, 지난 주말 사의 표명… 문 대통령 “직을 걸라” 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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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동연, 지난 주말 사의 표명… 문 대통령 “직을 걸라” 반려

입력
2018.08.24 04:40
수정
2018.08.24 09:3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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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쇼크 책임 들었지만 “장하성과 불화설 배경” 

 문대통령, 사의 표명 다음날 재신임 공개 메시지 

 이달 장관 3~4명 교체키로… 송영무 유임 분위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입장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입장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불화설이 나돌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 주말 사의를 표명했던 것으로 23일 뒤늦게 확인됐다. 문 대통령이 사의 표명 다음날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하라”는 재신임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사안이 공개됐을 때의 파장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19일 고용 상황 관련 당ㆍ정ㆍ청 회의를 마친 뒤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론 당정청 회의가 열리기 이틀 전 ‘고용쇼크’ 수준의 통계가 발표된 데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소문으로만 떠돌던 장 실장과 불화설도 사의 표명의 한 배경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당정청 회의에서도 김 부총리는 “필요하면 경제정책 수정도 검토하겠다”고 발언했으나, 장 실장은 “연말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제동을 걸었었다. 여권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평소 장 실장에게 감정이 많이 쌓였던 게 사의 표명의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내에서는 두 사람 갈등의 원인을 대외적인 이미지 메이킹에 능한 김 부총리에서 찾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출석, “대통령께서 (직을 걸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제가 이미 지금의 이런 상황에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제가 책임을 질 사람이라고 말씀을 드렸다”며 “여러 경제 성과나 어려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제가 지고, 필요하다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시기에 제가 책임지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김 부총리 사의를 받아들이는 대신, 20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 모두가 완벽한 팀워크로 어려운 고용 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발언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에게 경고를 하는 동시에 재신임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동연(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동연(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장 실장과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장 실장이 재벌개혁을 강조하던 학자 출신인 반면, 김 부총리는 정통 경제관료로 경제철학에선 차이가 있었다. 두 사람은 사석과 회의 등에서 여러 차례 부딪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후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면서 책임론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경제 투톱의 유임이 결정되면서 청와대는 이달 말까지 이들을 제외한 장관 3, 4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완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야권 인사 입각을 통한 ‘협치내각’ 구성이 야당 비협조로 불발되면서 개각을 9월 전에 마치기로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협치내각을 제안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그동안 각 당에서 보여오는 반응이 있지 않나”라며 “큰 흐름으로 봐서 지금은 어려워진 것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개각은 장관 3, 4명 교체 이야기가 나온다. 업무평가 하위권이었던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가 교체 1순위 후보군이다. 한정애, 이재정 등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원전 등 에너지정책 논란이 일단락 된 만큼 산업정책에 밝은 관료로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돌고 있다. 다만 계엄령 검토 문건 보고 지연과 잇따른 설화로 논란을 빚으면서 교체설이 퍼졌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다시 유임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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