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의 조효철(32ㆍ부천시청)이 누구도 예상 못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효철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어셈블리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결승에서 중국의 샤오 디(27)를 5-4로 꺾었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듯 했지만 1-4에서 4점짜리 기술에 성공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그는 특히 8강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준결승과 결승에서 붕대를 감고 투혼을 발휘해 값진 금메달을 따냈다.
조효철의 메달 소식은 의외였다. 당초 대한레슬링협회는 조효철이 출전하는 체급에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다. 2009년 태극마크를 처음 단 그는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1년 아시아선수권에서 그레코로만형 84㎏급 2위로 시상대에 한 차례 올라섰을 뿐 다른 메달은 없었다.
좀처럼 성적이 나지 않고, 체중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던 조효철은 2015년 체급을 98㎏급으로 올렸다. 이후 국내 대회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중량급 강자로 우뚝 섰다. 국제 대회에서도 그의 기량이 통할지는 미지수였지만 이번에 개인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한국 레슬링 간판 김현우(30ㆍ삼성생명)는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획득했다. 77㎏급 동메달 결정전 투르크메니스탄 스헤르메트 페르마노브와 경기에서 그는 경기 시작 1분 48초 만에 9-0, 테크니컬 폴승을 거뒀다.
김현우는 경기 초반 상대 선수 반칙으로 1득점과 파테르 공격 기회를 잡았고, 이후 허리 감아 돌리기로 2점을 추가했다.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반대 방향으로 세 번 연속 허리 감아 돌리기를 펼치면서 경기를 끝냈다. 그레코로만형은 8점 차가 되면 테크니컬 폴승을 준다.
이날 첫 경기에서 아쉽게 패해 아시안게임 2연패에 실패한 김현우는 “시상대 세 번째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어색했다”며 “충격이 심한데, 빨리 털고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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