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여론조사 조사대상자와 응답자 달라”
김진표 “이 후보 지지 선언 명단 허위로 작성”
송영길 “1등 뺏긴 여론조사만 문제삼는지 의문”
더불어민주당 8ㆍ25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22일 당권주자간 경쟁이 막판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송영길ㆍ김진표ㆍ이해찬 후보가 앞다퉈 자신의 ‘대세론’을 주장하며 연일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이날 세 후보는 모두 공개 일정을 최소화하고 선거 종반 표심잡기를 위해 서울ㆍ호남지역 대의원 접촉에 집중했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 판세는 이 후보가 다소 앞선 ‘1강 2중’이라는 분석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이 1등을 차지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표 이탈을 단속하고 있다. 송영길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내가) 좀 더 높고 대의원은 (이 후보와) 호각세”라며 “모든 후보가 1위를 주장하고 있어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김진표ㆍ이해찬 후보는 성명과 논평을 통해 송 후보가 1위를 차지한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문제 삼았다. 김 후보 측은 전날 “특정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특정지역 당원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 측도 ‘엉터리 여론조사 보도 엄중하게 경고한다’는 제목의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응답률이 현저히 낮을뿐더러 조사대상자와 응답자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송 후보 캠프는 “이 후보 캠프는 왜 1등을 빼앗긴 여론조사와 이를 보도한 언론만 문제 삼는지 의문”이라고 맞받아치며 설전을 주고받았다.
후보 진영간 공방은 이날도 계속됐다. 김 후보 캠프는 “전날 있었던 청년 2,300명의 이해찬 후보 지지선언 명단이 본인 확인도 없이 허위로 작성됐다”며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현근택 중앙당 부대변인이 발언자로 신청된 점도 당선관위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공보실은 “국회 정론관은 의원과 대변인단만 예약할 수 있어 호불호를 떠나 협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후보간 견제가 거세지면서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전당대회 컨벤션효과는 고사하고 당 지지율이 되려 떨어지고 있다”며 “집권당의 대표 후보들이 정책과 비전제시가 아닌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얼마나 한심해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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