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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 또 사과를 하긴 했는데…

입력
2018.08.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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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놓고 

 버르장머리 발언에 “유감” 표현 

 관사 사용 문제 이어 두 번째 사과 

 시민단체 “미흡” “진정성 없다” 발끈 

이용섭 광주시장
이용섭 광주시장

이용섭 광주시장이 또다시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지난달 16일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광주시장 관사 사용 문제로 고개를 숙인 지 한 달여 만이다.

이 시장은 21일 오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 공론화와 관련해 “지난 16일 시장실을 예고 없이 집단 방문한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과 대화 중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시장은 16일 시민모임 측 관계자들이 ‘시민참여형 숙의조사’라는 공론화를 통해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을 결정할 것을 요구하며 사전 약속도 없이 시장실로 몰려오자 “그런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배운 것이냐”고 막말을 했다. 이에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이 시장이 시대에 뒤떨어진 관료사회의 권위주의적 습성에서 갑질 언행을 했다”고 맹비판하며 이 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해 왔다.

이 시장이 이날 ‘느끼는 바가 있다’는 의미의 ‘유감(有感)’이란 표현을 쓴 것은 사실상 사과의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시장이 느끼는 바가 실제 미안함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가 추진 중인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위원회 구성을 놓고 시민모임 측과 대화 및 협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시민단체협의회나 시민모임 측 모두 이 시장의 유감 표현에 대해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여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공론화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실제 시민모임 측은 “이 시장의 유감 표현은 사과가 아니다”고 발끈했다. 이 시장이 ‘느끼는 바’에서 진정성이 읽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민모임은 이 시장의 ‘버르장머리’ 발언에 대해선 시가 어떤 공론화 방식을 택하는지에 따라 별도로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이 시장이 이날 유감 표현을 하기 앞서 “도시철도 2호선을 시민단체와 새로운 협치 모델을 만드는 계기로 만들고 싶었다”며 “그러나 혁신은 과거의 관행과 낡은 생각을 바꿔 나가는 과정이라서 저항도 있고 마찰도 불가피하다”고 말한 게 시민모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민모임의 한 관계자는 “지금껏 숙의조사 없는 공론화는 없었는데, 유독 광주시만 숙의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시가 과거 공론화를 가장한 전담팀을 만들어서 과거 행정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으로, 정작 과거 낡은 행정을 되풀이하는 것은 광주시”라고 비판했다. 시민협의회 관계자도 “이 시장이 유감의 뜻을 보인 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이 정도의 사과로는 약하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이 시장의 사과를 수용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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