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7개 포대 2023년까지 전력화하기로
송영무 장관 주도 분리 양산 군 안팎 반대
국방부가 당초 계획대로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철매-Ⅱ 7개 포대를 2023년까지 전력화한다고 21일 밝혔다. 다른 무기체계 개발 가능성을 이유로 두 단계로 나눠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으로 꼽혀온 철매-Ⅱ는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을 패트리엇(PAC-3)처럼 30~40㎞ 고도에서 요격하는 방어용 무기체계로, 다른 이름은 M-SAM이다. 총 개발비로 1조원 남짓이 투입될 걸로 예상되는 철매-Ⅱ 사업은 2009년 11월 소요(所要)가 결정됐고, 지난해 1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양산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방부가 1, 2차로 구분해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제작업체와의 계약이 미뤄져 왔다. 이와 관련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2022년(1차 양산)까지 (양산 물량의 절반이) 우선 가고, (2차에는) 새로운 것이 나오면 옮겨 탈 수 있다. 요즘은 매년 무기체계가 달라진다”고 밝혔는데, 당시 이 발언은 일단 3~4개 포대의 철매-Ⅱ를 양산한 뒤 새로운 무기체계가 개발되면 후반기 양산 물량은 취소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원래 계획대로 철매-Ⅱ를 양산키로 한 데 대해 국방부는 비용 문제를 들었다. 국방부 당국자는 “(철매-Ⅱ의 단계적 개발 방안을 검토한 결과) 기존 양산 계획을 조정한 데 따른 매몰 비용이 발생하는 등 예산 활용의 효율성이 낮고 경제적 이익이 적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계획대로 추진 시 수출 기반 조성 및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철매-Ⅱ 양산 계획 조정은 당초 송 장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철매-Ⅱ 제작업체는 물론 합동참모본부 등 관계 기관 대부분이 양산 계획을 되돌리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개진했고, 최근에는 정치권에서도 국방부의 조정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는 게 군 소식통 전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핵ㆍ미사일 대응능력 구비, 수출 기반 조성, 예산 활용의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앞으로도 효율적인 전력 증강 방향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최적의 대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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