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사격 제대로 못 하고 결선
남자 10m 공기권총 5위 그쳐
亞게임 개인전 우승 숙제 못 풀어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 레인지에서 열린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 예선을 2위로 통과한 진종오(39ㆍKT)는 본 경기에 앞서 시험 사격을 하다가 돌연 심판에게 무언가를 항의했다. 마지막 발 결과가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사격 대표팀 관계자는 “이런 경우 경기 진행을 중단하고 모니터를 수리한 뒤 선수에게 무제한 시험 사격을 허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진종오는 단 한 발만의 시험 사격만 한 뒤 곧바로 결선에 돌입해야 했다.
극도의 집중을 요하는 사격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진종오는 결국 178.4점을 쏴 8명중 5위에 머물렀다. 진종오는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사격 관계자는 "너무 억울한지 눈물이 글썽일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만큼 진종오에겐 각오가 남다른 아시안게임이었다.
그는 세계 사격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이루고,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 파이널, 아시안게임(AG), 아시아선수권 등 총 5개 국제대회에서 각각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근 10년 간 명실 공히 ‘사격 황제’로 군림한 그가 유일하게 풀지 못한 숙제는 아시안게임 개인전이다. 2002년 부산부터 시작해 이번까지 다섯 차례 대회에 개근했지만 단체전에서만 3개의 금메달을 땄다. 진종오는 이전부터 “4년 뒤에는 40대 중반이다.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일 것”이라 밝혔고, 이날 예선에서도 “마지막이라 그런지 한발 한발이 아쉽다”고 했다는 것이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진종오가 올림픽 3연패를 이룬 남자 50m 권총 종목이 사라지면서 남자 10m 공기권총은 이번 대회 그의 유일한 출전 종목이었다. 주 종목 폐지 악재와 아시안게임 징크스, 단 한 종목 출전이라는 여러 부담을 안고 싸웠는데 미숙한 대회 운영까지 발목을 잡은 셈이다. 함께 출전한 이대명(30ㆍ경기도청)도 6위(156.4점)에 머물렀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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