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침입ㆍ검문소 폭파 등 시도했으나 실패
“범인은 11~17세 청소년”… 4명 사살ㆍ1명 부상
공보장관 “IS, 극단주의 사상 주입 프로그램 고안”
러시아 남부의 체첸 자치공화국에서 10대 청소년 4명이 경찰을 노린 테러 공격 3건을 동시다발적으로 감행하다가 사살됐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극단주의 사상이 이슬람권 국가인 체첸의 10대들에게 본격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체첸 공화국 중부 샬리 지역에서 칼로 무장한 괴한 2명이 경찰서 구내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경찰관 2명에 상처를 입혔다. 이후 괴한들은 경찰의 대응 사격에 모두 사살됐다.
다른 괴한 2명은 수도 그로즈니로 진입하는 도로의 경찰 검문소 부근에서 가스통이 실린 자동차를 폭파하려 했다. 하지만 이 시도는 실패했고, 괴한들은 경찰의 총격을 받아 결국 사망했다. 이 밖에 또 다른 괴한 1명도 샬리 지역 메스케르-유르트 마을의 경찰 검문소 부근에서 자폭테러를 시도, 폭발물을 터뜨리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경찰에 특별한 피해를 안기지는 못했고 자신도 부상을 입어 입원했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수반은 “괴한들이 이슬람 최대 명절인 ‘쿠르반 바이람(희생절)’을 먹칠하려고 공격에 나섰지만 경찰에 의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공격 3건으로 인해 사망한 경찰관은 한 명도 없다고 BBC는 전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날 공격을 벌인 괴한 5명이 모두 10대 청소년이었다는 사실이다. 가장 어린 테러범은 11세였고, 가장 나이가 많았던 인물은 17세인 것으로 파악됐다. 체첸 공화국 공보장관은 이 같이 밝히면서 “IS가 청소년들을 극단주의 사상에 물들게 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고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S도 이날 자체 선전매체 아마트 통신을 통해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다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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