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10월 7일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에서 출마가 허가될 경우 다른 후보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론조사기관 MDA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패 혐의로 수감됐음에도 옥중 출마를 강행한 노동자당(PT)의 룰라 전 대통령이 37.3%의 지리를 얻어 압도적인 선두로 치고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동일한 여론조사에서도 33%를 얻었는데, 지지율이 오히려 더 오른 것이다.
그나마 룰라 후보를 위협할 수 있는 인사로는 우파 대중주의 성향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18.3%)가 꼽혔다.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환경주의자 마리나 시우바 후보는 5.6%, 친기업 성향 제라우두 아우크민 후보는 4.9%에 머물렀다. 인기 없는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이 속한 브라질민주운동당(MDB)의 엔히크 메이렐레스 후보는 9위로 처졌다.
만약 브라질 법원이 출마를 차단해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경우 보우소나루 후보가 20%로 선두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마리나 시우바 후보 12%, 중도 좌파 시루 고메스 후보가 9%, 노동자당의 대체후보인 페르난두 하다드 후보가 4%를 차지했다. 룰라 지지자들 가운데 하다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17.3%에 불과했고, 11.9 %가 마리나 시우바, 9.6%가 고메스, 6.2%가 보우소나루를 지지하는 등 표심이 갈렸다.
대선 출마만 하면 당선이 유력한 룰라 전 대통령은 강도 높은 사회 정책으로 브라질 시민을 가난에서 구했기에 대중적 인기가 높지만 지난 4월 뇌물수수 혐의로 수감돼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시장이 지지하는 아우크민 후보와 메이렐레스 후보 등이 극도로 부진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브라질 헤알화는 2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브라질 대선은 1989년 이후 29년만에 가장 많은 13명이 후보로 등록해 예측 불허의 대선이 될 전망이다. 10월 7일 대선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그달 28일 결선을 치르게 돼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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