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역도가 세계 정상급 실력을 과시했다. 북한 역도는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네셔널 엑스포(지엑스포)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역도 종목에 걸린 두 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여자 역도 48㎏급에 출전한 리성금(22)이 북한에 대회 첫 메달을 안기자, 곧바로 약 2년 만에 국제무대에 복귀한 북한 역도 간판 엄윤철(27)이 남자 56㎏급을 평정하며 북한의 역대 아시안게임 100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북한 ‘역도 남매’의 어깨는 가벼웠다. 둘 가운데 먼저 결선을 치른 리성금은 인상(87㎏)과 용상(112㎏) 합계 199㎏을 들어올렸다. 홈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등에 업은 어거스티아니 스리 와혀니(인도네시아)가 인상에서 88㎏을 들어올리며 리성금을 위협했지만, 용상에서 107㎏에 그쳐 합계 195㎏에 머물렀다. 리성금이 용상 1차 시기에서 112㎏을 들어올린 뒤 와혀니가 3차 시기에서 112㎏에 실패하면서 금메달 주인공은 일찌감치 갈렸다. 와혀니를 응원한 홈 관중보다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는 ‘원 코리아’ 응원단의 환호가 더 크게 울려 퍼진 순간이다.
‘인민영웅’ 엄윤철은 2년 만에 국제무대에 복귀해 건재함을 알렸다. 시간은 흘렀지만, 아시아 무대에서 그와 대적할 상대는 여전히 없었다. 엄윤철은 인상에서 127㎏을 들어올리며 128㎏을 들어올린 베트남의 탁 킴 투안(24)에 1㎏ 뒤졌지만, 용상 1차 시도에서 160㎏을 거뜬히 들어올리며 합계 287㎏를 기록, 용상에서 152㎏을 들어올린 탁 킴 투안(합계 280㎏)을 가볍게 제치고 인천 대회에 이어 2연패를 기록했다. “우리 력기(역도)는 강하다”며 이번 대회 자신감을 드러낸 북한 역도 관계자들은 15체급에서 7,8개의 금메달을 노린다고 했다. 아시아 무대에서 북한을 견제할 유일한 상대였던 중국은 이번 대회에 도핑 징계로 참가하지 못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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