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엘, 개인 피부상태 맞춰
매장에서 즉석으로 제품 배합
에뛰드는 립스틱 색상 만들어줘
자동차도 옵션 선택 폭 크게 확대
“취향별로 상품 제공해야 팔려”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중요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주거나 일부 디자인을 변형, 추가하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과거 고가의 맞춤옷이나 명품 차량 등에 한정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대의 의류와 화장품, 음식 등은 물론 중저가 자동차로도 범위가 넓어졌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화장품ㆍ패션이다. 화장품 브랜드 키엘은 지난해 개인 피부 상태에 맞춰 즉석에서 에센스 제품을 배합, 제조해주는 ‘아포테커리 맞춤 에센스’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부티크에서 분크림 제품 라벨과 에코백 겉면에 소비자가 원하는 문구를 넣어 디자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앞서 에뛰드하우스는 올 초 고객의 피부를 진단하고 전문가 조언을 통해 각자에게 맞는 파운데이션 색상을 찾아주는 한편 원하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립스틱을 제작해주는 ‘컬러 팩토리 시즌2’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즌2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색상 수가 2배로 늘었다.
수십 가지 원료를 이용해 자신만의 화장품을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한 커스터마이징 전문 브랜드도 등장했다. 올 초 사업을 시작한 ‘켈리스 초이스’는 크림과 미스트 등 5종의 베이스에 55여 종의 원료 에센스와 9종의 퍼퓸 믹스처를 섞어 세상에 하나뿐인 화장품을 제작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최근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컬러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피부 상태와 생활 패턴, 식습관 등을 분석한 뒤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제공한다.
패션 브랜드 코치는 롯데백화점 서울 잠실점에서 실시하던 ‘코치 크리에이트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서울 소공동 본점, 영등포점, 대구 동대구점으로 확대했다. 미국 뉴욕 본사에서 교육을 받은 전문가가 1대 1 컨설팅을 통해 핸드백, 클러치, 지갑 등의 장식 핀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배치해 디자인을 바꿔준다.
식품 업계도 고객의 까다로운 식성을 맞추기 위해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 전문점 공차는 네 가지 차를 바탕으로 우유, 과일 등의 토핑과 당도, 얼음양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웰빙 패스트푸드’를 지향하는 써브웨이에서는 토핑을 선택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빵과 채소, 소스를 모두 직접 골라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어 구매할 수 있다.
완성차 업계도 차체 색상 조합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티볼리 아머’를 내놓으며 수십만 가지 부품의 조합으로 자신만의 차를 주문할 수 있게 한 데 이어 한국GM은 최근 ‘쉐보레 스파크 마이핏’을 출시하며 루프 색상을 비롯해 라디에이터 그릴과 아웃사이드 미러, 리어스키드 플레이트의 색상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박수정 써브웨이 마케팅 본부장은 “개성이나 취향 표출에 적극적인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 계층으로 자리잡으면서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완제품 못지 않게 개별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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