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카바디팀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아시안게임 무승 징크스’를 털어버렸다.
김지영 주장이 이끄는 여자 카바디팀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시어터 가루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바디 여자부 조별리그 B조 2경기에서 대만에 20-14로 승리해 1승 1패로 조 2위에 올랐다. 전날 이란전 대패의 원인이었던 수비에서 득점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이후 김지영과 신소민, 조현아가 공격에서 착실히 점수를 쌓았다.
여자부는 21일 방글라데시(2패)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면 이란(2승)에 이어 B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방글라데시는 예선 1ㆍ2차전에서 대만과 이란에 모두 패해 사기가 떨어진 상태다.
여자 카바디팀은 2010년 광저우 대회(3패)와 2014년 인천 대회(3패) 등 아시안게임에서 전패하며 예선 탈락했다. 전날 1경기에서도 2014년 대회 우승국인 이란에 20-46으로 대패했다. 경기 초반까지 6-6으로 잘 풀어나갔지만 공격수 조현아(30)가 부상 교체된 후 공격 실책이 이어지면서 급격히 저하된 사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여자팀은 아시안게임에서 8경기 만에 첫 승을 올리며 사상 첫 메달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여자대표팀은 지난해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인도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6년 같은 대회에서는 우승도 했다. 올해 4월 대만에서 열린 6개국(태국 대만 일본 인니 홍콩 한국) 친선대회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유독 아시안게임에서는 승리가 없었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된 여자 카바디(남자는 1990년 정식 종목 채택)는 역시 종주국인 인도가 가장 강한 ‘원톱’이다. 그 아래로 이란과 태국, 그리고 우리나라가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한편, ‘숨을 참는다’는 힌두어에서 유래한 카바디는 인도 전통 민속놀이를 변형한 종목으로, 인도에서는 프로구단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공격수(레이더) 1명이 상대 수비 진형에 들어가 수비수를 터치하고 자기 진영에 무사히 돌아오면 득점한다. 수비수는 상대 공격수가 자기 진영에 돌아가지 못하도록 제압하면 득점한다. 전ㆍ후반 남자 20분, 여자 15분씩인데 거친 몸싸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중도 제한(남자 85㎏이하, 여자 75㎏이하)된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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