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지난해 대비 17% 줄어
강원도 “기록적 폭염ㆍ폭우 영향”
자릿세 요구 등 구태도 여전
한반도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 등으로 여름철 대표 관광지인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강원도 환동해본부 집계 결과, 강릉 경포 등 93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846만 7,737명으로 지난해(2,243만 7,518명)에 비해 17.2% 감소했다.
지역별로 663만명이 찾은 KTX효과를 본 강릉지역 해수욕장만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을 뿐, 동해(363만 6,972명)는 관광객이 반토막이 났다. 속초(300만 2,157명)와 삼척지역(393만 6,723명)도 각각 32.5%, 20.4%씩 줄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는 “해수욕장이 문을 연 45일 가운데 30일 가량 낮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돼 뜨겁게 가열된 백사장을 찾는 관광객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지난 6일 강릉 등 영동지역에 시간당 92㎜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각종 시설이 침수됐고, 폭염이 주춤해지자 파도가 높아져 입수가 어려워진 것도 관광객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변덕스런 날씨와 함께 바가지 요금 등 관광지의 구태가 여전해 많은 관광객이 발길을 돌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해수욕장에서 파라솔 대여료를 요구하는가 하면, 평상시 5만원가량이던 숙박 요금이 휴가철을 맞아 치솟는 일이 올해도 반복됐기 때문이다. 영동지역을 찾았던 황모(43)씨는 “가격에 비해 빈약한 음식과 비싼 물가로 즐거워야 할 휴가지에서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수욕장의 물가를 감안하면 동남아 등 해외여행이 오히려 저렴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 자치단체마다 ‘여름 관광 1번지’라는 상투적인 홍보에만 나설 뿐, 즐길거리가 부족해 관광객을 꾸준히 유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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