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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농가 속 타는데 의원들 ‘관광성 외유’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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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농가 속 타는데 의원들 ‘관광성 외유’ 원성

입력
2018.08.20 13:54
수정
2018.08.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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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도의원ㆍ시의원 등 11명

18일부터 5일간 러시아 연수 떠나

목적과 동떨어진 관광 일정 대부분

주민 “선거 끝난 지 얼마됐다고” 분통

폭염 장기화에 따른 가뭄으로 인해 전북지역 농작물의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비상이 걸린 가운데 김제시의회와 전북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초 열린 제8대 김제시의회 개원식. 김제시의회 제공
폭염 장기화에 따른 가뭄으로 인해 전북지역 농작물의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비상이 걸린 가운데 김제시의회와 전북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초 열린 제8대 김제시의회 개원식. 김제시의회 제공

폭염 장기화에 따른 가뭄으로 인해 전북지역 농작물의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비상이 걸린 가운데 김제시의회와 전북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김제시의회와 지역 정가에 따르면 온주현 시의회 의장과 김영자 부의장 등 시의원 9명과 김제시에 선거구를 둔 전북도의회 소속 도의원 2명 등 11명이 민주평통김제시협의회 자문위원 해외연수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시의원과 도의원은 민주평통김제시협의회의 당연직 자문위원이다.

이번 해외 연수는 통일안보 현장을 방문하는 목적으로 18일부터 22일까지 4박 5일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하바롭스크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부일정을 보면 아무르강 유람선 탑승, 재래시장 관광,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 러시아 혁명광장과 개선문 방문 등 유명 관광지 일색이다. 또 안중근 의사 기념비 방문 등 독립운동과 고려인 이주 역사와 관련된 일정도 포함됐지만 전체 일정 중 하루도 채 되지 않았다.

연수와 관련성이 있는 현지 기관이나 단체 방문 등의 일정은 아예 없는 등 연수 목적과 일정이 동떨어져있다는 지적이다. 연수 전체 비용 중 5,000만원은 김제시가 시 예산으로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기도 문제다. 김제시 지역에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회 전체 의원 14명 중 절반이 넘는 9명이 한꺼번에 해외로 떠나 더 큰 비난을 사고 있다.

전북도는 앞서 지난 7일부터 재난안전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가뭄 비상체계에 돌입했고, 김제시 역시 가뭄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정동영 대표 등 민주평화당 지도부가 전ㆍ남북 현지를 찾아 폭염ㆍ가뭄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평화당 소속 시의원 5명은 이틀 만에 가뭄 현장은 뒤로 한 채 연수를 떠났다.

반면 이번 연수에 참여하지 않은 시의원 대부분은 지역을 돌며 가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농가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오랜 전부터 계획됐던 일정으로 매년 이뤄지는 국내ㆍ외 연수 중 하나다”며 “상반기에는 선거가 있었고 하반기에는 지역 축제와 시의회 정례회 등이 몰려 있어 18일부터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원 해외연수와 관련 한 농가는 “가뭄과 폭염 피해로 가슴이 타 들어 가는 농가들을 외면한 채 연수를 핑계로 해외로 놀러 가 혈세를 펑펑 쓴다는 게 말이 되냐”며 “선거가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주민들을 나 몰라라 하는 사람들이 과연 의원자격이 있는 지 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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