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에 취약… 한달새 가격 2배로
폭염과 가뭄이 겹친 강원 지역 고랭지 배추밭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져 배추 작황이 더 나빠졌다. 가격은 한달 새 2배가 됐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16일 강원 평창군과 태백시에 9일간, 강릉시에 6일간 비가 내렸다. 모두 출하 예정인 고랭지 배추가 한창 자라고 있던 곳이다.
고랭지 배추는 고온다습한 기후에 취약하다. 배추가 더위에 무르는 무름병이나 칼슘 부족으로 쓰러지는 꿀통현상도 비가 많이 오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이번 국지성 호우로 이 지역에 무름병과 꿀통현상이 확산되면서 배추 물량 부족은 이달 하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반도로 북진하고 있는 태풍 ‘솔릭’이 고랭지 배추밭에 많은 비를 뿌리면 수급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추 도매가격은 수급불안으로 지난달 중순 포기당 2,652원에서 이달 중순 5,096원으로 92.1% 치솟았다. 강원 정선군, 삼척시 등 9월에 고랭지 배추를 출하하는 지역은 아직 작황이 나쁘진 않은 상황이지만, 향후 태풍이나 호우 등 기상 변수가 발생하면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부는 배추 가격 상승세를 잠재우기 위해 병해 증상이 덜한 물량 위주로 조기 출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조기 출하 물량도 하루 100톤에서 150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기상 변수로 배추 생육이 부진할 것에 대비해 한 달 정도 기른 배추 예비묘 20만주를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
한편 가뭄에 시름하던 고랭지 무는 연일 이어진 비 덕분에 뿌리 생육이 호전됐다. 수급 여건이 계속되면서 도매가격도 이달 상순 개당 2,397원에서 중순 2,050원으로 14.5% 하락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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