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가수 에릭 남(본명 남윤도)이 아시아 영화를 위한 골든벨을 울렸다.
에릭 남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한 극장에서 상영 예정이던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티켓을 모두 산 뒤 현지인들에 무료로 나눠줬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을 통해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성공은 우리(아시아계 미국인)를 위한 일”이라면서 “우리가 여기 있고,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얼마나 영향력 있고 중요한지를 보여 주고 싶다”고 밝혔다. 에릭 남은 형제인 에디, 브라이언과 함께 무료 티켓 배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켄을 비롯해 콘스탄트 우 등 아시아계 배우들만 출연한 작품이다. 할리우드에서 조연이나 단역으로 출연했던 아시아계 배우들로 만들어진 영화는 ‘조이 럭 클럽’(1993) 이후 25년 만이다. 영화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레이철(콘스탄트 우)의 성공기를 다룬다. 존 추 감독이 연출했다.
미국 현지에서 이 영화는 아시아계 등 소수인종 역할까지 백인 배우들이 차지하는 ‘화이트워싱(Whitewashing)’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에릭 남은 “미국 주류 미디어가 아시아인을 과소평가하는 방식에 지쳤다”며 “우리는 괴짜 기술자나 닌자 자객에만 그치지 않는다. 멋지고 아름다우며 때론 그 이상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했다.
에릭 남은 2011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출연, 톱10에 올라 국내에 얼굴을 알렸다. 애틀랜타 출신인 그는 서울에 머물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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