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집값과 전셋값의 동반 약세를 보였던 경기 지역에 하반기에도 6만 가구 넘는 ‘입주 폭탄’이 예상되고 있어 집값 하락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폭등하고 있는 서울과의 집값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는 양상이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월과 7월 경기에서 각각 1만9,132가구, 1만6,921가구가 입주했다. 6월에는 용인(8,883가구) 화성(3,340가구) 김포(2,467가구) 광주(2,130가구) 수원(1,394가구)에서 집들이 물량이 대거 풀렸고, 7월에는 파주(4,954가구) 화성(2,813가구) 남양주(2,292가구) 안성(2,155가구) 등에 입주 물량이 몰렸다.
이 여파로 경기 지역 전세가격은 급락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7월 두 달간 안성의 아파트 전셋값은 4.30% 떨어졌고, 파주(-1.77%) 용인(-1.72%) 하남(-1.30%) 화성(-1.08%) 등도 1% 넘게 전셋값이 빠졌다. 경기 전체 전셋값은 2012년 8월(-0.24%) 이후 5년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하락 전환해 지난달까지 8개월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셋값 하락은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6월 경기 전체 아파트 매매가는 2016년 3월(-0.02%) 이후 2년 3개월 만에 -0.05%로 하락 전환했고 지난달에는 0.08% 떨어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특히 전셋값이 가장 크게 떨어졌던 안성은 6~7월 두 달 동안 아파트 매매가가 1.87%나 빠졌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경기 일대에 입주 물량이 만만치 않게 쏟아진다는 점이다. 8월부터 12월까지 경기에는 6만3,986가구의 입주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화성의 입주 예정 물량이 1만2,622가구로 압도적으로 많다. 시흥(6,563가구) 하남(6,351가구) 안산(5,300가구) 김포(5,018가구) 용인(4,536가구) 등도 올해 남은 기간 입주 물량 부담이 큰 지역이다.
입주 물량 부담으로 입주율도 떨어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인천ㆍ경기권 입주율은 지난 4월 84.7%에서 5월 83.5%로 낮아졌고 6월에는 82.4%까지 떨어졌다. 지역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면서 분양 계약자들이 기존 주택 매각에 어려움을 겪거나 잔금 대출을 마련하지 못해 제때 입주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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