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시공 계약ㆍ5월 개발협약
英 멀린사, 5270억 직접투자로
사업 불확실성 사라져 건설 박차
하중도 레고랜드 주변엔 테마공원
강원도 “관광객 연간 500만 명 기대”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 자리한 인공섬인 하중도에 들어설 예정인 레고랜드. 블록완구를 테마로 한 놀이시설과 호텔, 리조트 등으로 이뤄진 테마파크다. 축구장 146개에 달하는 106만 8,264㎡ 면적에 들어가는 자금이 1조원이 넘는다.
2011년 이후 국내 금융, 건설업체 등을 대상으로 투자를 타진했으나 선사시대 매장 문화재와 북핵 리스크, 수익성 부족 평가 등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일각에선 추진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영국 멀린사의 직접 투자로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이 활로를 찾았다”는 게 강원도의 설명이다.
지난 5월 강원도와 영국 멀린사, 엘엘개발이 멀린사의 직접 투자를 골자로 한 상생협력 합의서에 사인하면서 테마파크 조성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된 것. 멀린사가 강원도와 엘엘개발과 협력, 재원을 직접 조달하고 건설해 2021년까지 테마파크 완공을 책임진다는 것이 합의서의 골자다. 당시 멀린사는 초기 3,000억원을 비롯해 향후 10년간 2,270억원 등 모두 5,270억원에 대한 투자계획을 제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와 멀린, 엘엘개발은 지난 20일 상호권리와 의무사항을 규정한 마스터 개발 협약(MDAㆍMaster Development Agreement)을 체결했다. 수천억원대 투자 계획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두 차례 협약을 통해 엘엘개발의 고질적인 재원조달 문제를 해소하고, 주변 부지 개발 등 수익사업을 위한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 동안 레고랜드 착공의 변수로 작용했던 문제도 하나, 둘씩 해결돼가고 있다.
강원도와 엘엘개발은 올해 3월 STX건설과 레고랜트 테마파크 시공계약을 하고 2020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다. 엘엘개발은 “해외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북핵 리스크는 평창올림픽의 북한 참가와 4ㆍ27 판문점선언 이후 상당부분 해소된 상황”이라며 “하중도 일대 주변부지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하중도 주변부지 매각은 엘엘개발의 주요 수입원이다.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물론 강원도가 추진하는 하중도 관광지 조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엘엘개발은 10월 18일까지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 개발사업자 공모를 진행한다. 이달 31일에는 강원도청과 중도 레고랜드 현장에서 투자설명회를 연다. 대상 부지는 25만6,686㎡다.
엘엘개발은 미래가치까지 고려해 감정가를 산정하고,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부지전체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혜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투명한 공개 경쟁입찰방식으로 부지를 매각할 방침이다. 하중도 관광지 조성의 기본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한 사업자가 개발계획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코리아가 만들어 낼 경제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도는 연간 5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이곳을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 멀린사의 직ㆍ간접 고용은 1,4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또 레고랜드 주변에 조성할 테마공원에서도 2,000여명 이상의 신규 고용이 가능할 것으로 강원도는 기대하고 있다. 강원도의 한 관계자는 “한 전문기관의 분석을 보면 레고랜드 조성과 운영을 통해 지역상품 구매촉진은 물론 생산 유발효과가 모두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레고랜드가 새로운 강원시대를 여는 첨병이 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