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카이스트 벤처기업 출발
해외 광물자원 개발에 역점
인니 정부 허가 받고 제련소 착공
바이오플락 새우 양식사업 심혈
동남아 관광지도 적극 개발
바이오 벤처 등 사업 다각화
역대 정부는 해외자원 개발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에너지 자원 확보는 물론,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선 해외자원 개발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최근 주목 받는 자원은 니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핵심광물로 부상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12월 리튬, 텅스텐, 코발트, 망간과 함께 4차 산업 혁명시대 확보가 필요한 핵심광물로 니켈을 선정,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니켈은 전기차 시장에서 갈수록 중요한 광물이 되고 있다. 영국 원자재시장조사업체 CRU의 ‘그린 시나리오’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불과 2% 수준인 전기차 비중이 2030년에는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2008년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 NMC(니켈ㆍ망간ㆍ코발트)가 코발트의 함량을 줄이고, 니켈의 비중을 늘리는 형태로 바뀌고 있어 니켈 선점을 위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국가 차원의 정책지원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9년 KAIST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MBG 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광산 개발 사업을 추진해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MBG 그룹은 니켈 매장량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꼬나외 우따라 지역에 제련소 건립 허가권을 획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약을 맺고 신재생에너지 수출을 조건으로 법인(MBG 하이테크)을 설립하고, 제련소 부지 314ha와 니켈광산 부지 288ha를 매입했다. 지난해 11월 19일에는 올라외읍 만디오도에서 누르알림 술라웨시 뚱가라 주지사, 누르알람 주의회 의장, 압두라흐만살레군 지방장관, 룩사민 꼬나외우따라 군수 등 관계자와 현지 주민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련소 착공식을 가졌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2014년 니켈과 보크사이트 등 지하자원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해외 자본들이 인도네시아의 지하자원에만 군침을 흘리고, 정작 지역 발전은 외면하는 행태를 용인할 수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하지만 3년 뒤인 2017년 지하자원 수출 금지 조치를 일부 완화했다. 향후 5년 간 제련시설이나 용광로를 갖출 경우 광물 수출을 허용하는 게 골자다.
MBG는 빗장을 연 인도네시아 지하 자원 개발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다른 해외 자본들과 다르게 지역 개발과 지원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전달했고, 신뢰를 얻어 니켈 광산 개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 룩사민 군수는 제련소 기공식에서 “다른 투자자와 달리 니켈제련소를 세워 군민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지를 증진하겠다는 MBG의 경영방침을 전폭 지지한다”며 지방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MBG는 개발에 앞서 가장 중요한 관문인 니켈 제련공장 환경영향평가도 완료했다. MBG 그룹은 올 1월 현지에서 룩만 주정부 지방장관 주관 아래 환경영향평가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이 자리에서 환경 보호지역 침범여부, 공업지역 적격 여부, 경계 확인, 부두 사용, 환경오염 등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MBG는 지난해 10월 JSM인터내셔널홀딩스와 니켈제련소 공장 건설과 운영사업을 위한 ‘해외 금융 자문 및 주선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JSM은 제련소 건설을 위해 1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자문을 해준다. 또 두 회사는 컨소시엄 구성, 사업타당성 검토 및 재무모델 구축, 위험 분석 등도 협력하고 있다.
올 6월에는 세계적 코발트 회사인 중국 S그룹 등 4개 사와 항저우 S그룹 본사에서 인도네시아 니켈황산제련소 등 공동개발을 위한 투자협약서를 체결했다. S그룹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코발트 생산회사로, 국내 유명회사들과도 거래하는 세계적 기업이다.
7월에는 캐다나 사모펀드인 APF사와 3억4,800만달러(한화 3,800여억원) 규모의 투자 확약에 합의했다. 아직 공식화할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 증권사와 관련 펀드 조성, 국내 건설사 투자 등도 협의하고 있다.
MBG는 투자 유치와 함께 지난 6월 꼬니외우따라군으로부터 건축허가증을 받는 등 니켈제련소 건립을 위한 마지막 수순을 밟고 있다.
MBG 관계자는 “사업 시작과 함께 투자를 통한 모든 수익과 자원은 MBG로 돌아올 예정이어서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부족국인 우리나라 역시 엄청난 경제적 이익과 외화를 벌어들일 것”이라며 “벌써부터 니켈 자원 물량 확보로 인한 원가 절감, 수출경쟁력 확대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이오플락 등 다양한 사업 추진
MBG 그룹은 꼬니와 우따라에서 바이오플락(Biofloc) 새우양식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2,975만2,066㎡의 부지를 확보하고, 9만9,000㎡ 규모의 새우 부화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플락 양식은 오염물 분해에 뛰어난 미생물을 물고기와 함께 수조에서 양식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미생물은 사료찌꺼기나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을 분해한 뒤 물고기의 먹이가 돼 단백질 등 영양분을 제공한다. 덕분에 수질 정화비용이 따로 필요하지 않고, 수확량도 많아 물과 에너지를 모두 절약할 수 있는 친환경적 양식 기술이다.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의 핵심은 미생물이다. 어떤 종류의 미생물을, 얼마나 잘 활성화시켜 유지하느냐가 성공 여부를 가른다.
세계적 규모의 친환경 바이오플락 새우양식장 착공식을 갖고, MBG INDONESIA SUSAN 사무국도 뒀다.
MBG 관계자는 “양식장 시공, 기계제작, 새우양식 관리 등에 대한 전문가의 필요성이 대두돼 이론과 실무를 갖춘 전문가를 영입했다”며 “사업 진행 주기표를 작성해 시설 완공 이후 4개월 이내에 첫 수확을 거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MBG는 올해 천혜의 경관을 갖춘 술라웨시주 와카토비 해안과 라벤끼 섬 관광 자원 개발 구상도 본격화하고 있다. 꼬나외우따라군 몰라외면에 있는 라벤끼 섬은 바다낚시와 스킨스쿠버 등 각종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이 지역은 또 지하에서 90도의 유황온천이 나오는 천연 탄산 온천이 유명해 관광지로 개발하면 힐링 코스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MBG는 스리랑카 LED 가로등 교체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개발도상국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스리랑카 LED 가로등 교체사업 프로젝트’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내년 2월 말까지 9개월 간 진행되는 이 조사는 스리랑카 LED 가로등 46만개 가운데 10만개(500억원 규모) 설치를 위한 시범 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MBG 관계자는 “한국의 LED 기술을 무기로 스리랑카 사업 이후에도 베트남 진출을 계획하는 등 LED 전구 수요가 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계속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BG는 NK(Natural Killer) 세포) 원천기술 공동연구를 통한 차세대 항암ㆍ면역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다.
NK세포는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중요한 세포로, 체내에 약 1억개가 있다. T세포와 달리 간이나 골수에서 성숙하며, 바이러스 감염세포나 종양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측은 조인벤처회사를 설립하고, 동물세포배양 신기술과 아토피 신물질, 유방암 치료제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MBG는 이밖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지의 해외지사의 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우드펠릿, 전기동, 멸치 팜오일 등의 무역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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