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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X-파일] 발길 끊긴 백화점 “뭐라도 해야” 다른 업종 기웃

입력
2018.08.18 14:00
수정
2018.08.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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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백화점 매장. 게티이미지뱅크
텅빈 백화점 매장. 게티이미지뱅크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이 창호와 대리석 바닥 등을 제조하는 건자재 업체 한화 L&C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유통 업계는 가구업체 리바트를 인수한 현대백화점이 한화 L&C를 사들여 종합 홈 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유통사업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다양한 이(異)업종 기업을 꾸준히 인수해 왔다. 2012년 패션전문기업 ‘한섬’에 이어 2015년에는 중장비 업체 ‘에버다임’을 인수했고, 2지난해와 올해에는 각각 ‘SK네트웍스 패션부문’과 ‘서초디지털 방송’을 인수했다.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 업종에 진출한 백화점이 현대백화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가구 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하고 인테리어 시장에 진출했고,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SI)을 통해 화장품과 의류 제품 등을 직접 제조하며 이업종으로 보폭을 활발히 넓히고 있다. 아직 M&A 시장에 발을 들이지 않았지만 롯데백화점도 패션 사업부를 별도 계열사로 떼 내어 패션 제조 시장에서 현대백화점 신세계와 겨룰 준비를 마친 상태다.

백화점들의 활발한 이 업종 진출은 백화점 시장의 성장이 갈수록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쇼핑 권력이 인터넷, 모바일, TV 홈쇼핑 등으로 넘어간 상태에서 백화점들은 수년째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성장 정체의 늪에 빠져 있다. 특히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과 이케아 같은 특수 대형 점포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기존 백화점들의 설 자리를 뺏어가고 있다.

백화점들도 자체 복합쇼핑몰과 교외형 아울렛을 오픈 하는 등 유통 환경 변화에 나름대로 대응하고 있지만 아직 큰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백화점들은 유통 사업 외 리빙, 패션, 렌털 등 다양한 이업종에 뛰어드는 것을 생존을 위한 대안으로 삼은 셈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이 리바트, 한섬 등 인수한 업체들의 수익성을 개선시켜 다른 백화점들의 M&A 시장 노크 욕구도 자극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물건을 전시해 판매하는 고전적인 백화점 자체 사업모델은 이미 그 경쟁력을 잃었다”며 “백화점들이 생존을 위해 다양한 이업종 시장에서 경쟁하는 모습은 앞으로 더 자주 목격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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