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터키 리라화 환전을 사실상 중단했다. 리라 가치가 폭락하면서 현지 상품 구매나 환차익을 위한 환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은행 입장에선 리라 가치의 추가 급락에 따른 환차손을 우려해 추가 조달을 꺼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4일 오후부터 리라화 환전 사전예약 서비스를 중단했다. 신한은행 측은 영업점이 보유한 한도 내에서만 환전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매일 영업점 리라화 보유 한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사전예약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태”라며 “사전예약 서비스가 언제 다시 풀릴지는 미정으로 향후 수급현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도 영업점에서 보유한 리라화만 소진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리라화 수급이 어려워 더 이상 본점 차원에서 공급할 수 없다”며 “환전 신청자에게 달러나 유로화 등 대체 통화를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애초에 보유한 리라화가 많지 않고 통화가치가 극도로 불안정한 만큼 리라화를 더 확보해 환전 서비스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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