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측 “진술 인정받는데 주력”
1심 재판부 사실오인 집중 검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폭력 사건 1심 무죄 선고에 대한 여성계 반발이 비등한 가운데, 고소인 김지은씨 측도 항소 전략을 짜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단 김씨 변호인단은 1심 판결문 분석을 통해 재판부의 ‘사실오인(事實誤認)’을 검토할 예정이다. 사실오인은 형사 재판에서 판사가 검찰이 주장하는 혐의(공소)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것으로 항소심에서 주로 다투는 내용이기도 하다. 변호인단은 16일 본보와 통화에서 “재판부가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근거를 조목조목 제시했는데, 그 부분이 사실오인에 해당하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변호인단은 항소심에서 1심에서 배척한 김씨 진술을 다시 인정받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김씨 변호를 맡고 있는 최윤정 변호사는 “김씨 진술이야 말로 가장 강력한 증거”라며 “1심에서 김씨가 이미 증인으로 법정 진술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2심에서 다시 증인석에 서서 재판부에게 다시 판단 받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위력에 의한 간음’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지만, 변호인단은 증거가 충분했다고 보고 있어 이 부분도 항소심에 다툴 부분이다. 최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김씨 진술과 증거면 충분히 유죄가 나왔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며 “1심 재판부가 위력에 의한 간음 구성요건인 위력의 존재 및 행사 방식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설정했는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 전 지사 측은 검찰 항소에만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단은 “결과에 만족한다”며 “현재 무고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은 고려하지 않으며 지금의 사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처음부터 무고라고 판단하고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무고를 얘기했다”며 “하지만 무고 고소에 대해서는 안 전 지사가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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