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록은 죄가 없다
박대근 지음
픽셀하우스 발행·266쪽·1만 6,000원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 보도블록은 공포의 대상이다. 보도블록 틈새에 구두 굽이 끼는 순간은 난감하다. 비가 오면 징검다리 건너듯 보도블록 사이를 뛰어 넘어야 할 때도 있다. 보도블록이라고 하면 우리는 불편, 방치, 위험, 짜증 등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린다.
저자 박대근씨는 2007년부터 서울시청 도로관리과, 도로포장센터에서 일한 ‘도로포장 전문가’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예산낭비의 대명사 보도블록의 오해와 진실을 풀었다. 보도블록은 죄가 없다. 보도블록은 경제적이다. 아스팔트보다 유지 보수를 덜 해도 된다. 환경 친화적이고, 다양한 디자인 표현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보도블록은 도로의 주인이라는 자리를 자동차에서 보행자에게 넘겨 줬다.
저자는 보도블록 업체간 과도한 영업 경쟁, 부정 청탁이 보도블록 부실 시공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보도블록을 골칫덩이로 만든 건 시공자, 관리자, 사용자라는 얘기다. 저자는 도로포장 제도 개선에서 답을 찾는다. 보도블록 재료 품질과 시공 완성도를 꼼꼼하게 평가하고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게 하자, 그래서 보도블록의 억울함을 해소해 주자는 거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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