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말 한 마디에 전쟁터가 됐다. 이른바 ‘탈(脫)코르셋’을 암시하는 글에,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비난 댓글이 쏟아지면서다.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는 화장을 ‘사회적 억압에 따른 노동’으로 간주하고,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데뷔 4년 차 배우인 배민정(25)씨는 일주일 전인 9일 인스타그램에 “화장은 예의가 아닙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지하철 역에서 만낯으로 찍은 셀카도 올렸다.
이 글이 뒤늦게 논란에 휘말렸다. 일부 네티즌들이 “혹시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시는 것이냐”고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이들은 “더 많은 팬이 등을 돌릴 수 있다”며 “페미니즘이라면 치를 떠는 사람이 한국에 꽤 많다”는 댓글도 남겼다.
그러자 이번엔 배씨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반격에 나섰다. “너무 확대 해석하는 것 같다”며 “어떻게 ‘화장은 예의가 아니라는’ 말이 (페미니즘) 지지 선언으로 해석되느냐”는 것이다. 배씨의 글에는 16일 낮 2,500개가 넘는 ‘좋아요’와 함께 찬반 양측의 잇단 댓글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정작 배씨는 논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배씨는 부연 설명이나, 특별한 입장 표명 없이 해당 글과 상관 없는 3개의 글과 사진을 추가로 올렸다.
배씨는 2014년 KBS2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로 데뷔했다. 영화 ‘버닝(2018)’, ‘조작된 도시(2017)’ 등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 MBC 드라마 ‘투깝스’ 이후 차기작을 물색 중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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