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업가 한명도 북한 조력자 간주
자산 동결하고 거래 금지 등 압박
므누신 재무 “대북제재 이행 계속”
해운업계ㆍ항만에 재차 경각심 촉구
미국 재무부는 15일(현지시간)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을 도운 중국과 싱가포르, 러시아 업체 3곳과 관련 조력자 1명에 대한 독자 제재를 단행했다. 지난 3일 중국 법인과 러시아 은행을 제재한 지 12일 만으로 북한의 해외 불법 선적을 도운 제3국 해운 관련 업체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이번 조치는 위조 선적 문서 등을 이용한 북한의 해상 불법 거래를 집중 겨냥한 것으로 대북 제재 구멍으로 등장한 불법 선적을 단속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북미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등을 두고 물밑 협상을 벌이는 상황에서 제재가 추가돼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부는 이날 ‘북한의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는 해운업과 다른 조력자들을 겨냥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유엔 및 미국의 현행 제재 이행 차원에서 개인 1명과 법인 3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새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곳은 중국의 '다롄 선 문 스타 국제 물류 무역' 주식회사와 그 싱가포르 자회사인 신에스엠에스, 러시아에 있는 프로피넷 주식회사 및 이 회사 사장인 러시아 국적의 바실리 콜차노프다.
재무부는 “다롄 선 문 스타 국제 물류 무역과 신에스엠에스는 북한의 주류와 담배, 담배 관련 제품 등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위조 선적 문서를 이용한 불법적 선적에 협력했다”고 며 “북한 내 불법적 담배 교역은 순익 기준 연간 10억 달러 규모다”고 설명했다. 신에스엠에스는 중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산 제품을 북한으로 수입하는 무역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이 회사 직원은 화물들을 중국 다롄을 경유해 남포로 보냄으로써 해상 규제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도 제공했다는 게 재무부의 설명이다.
러시아의 프로피넷은 항만 서비스 회사로 나홋카, 보스토치니, 블라디보스토크, 슬라비얀카 등 러시아 항만에서 최소 6차례 이상 북한 선적에 하역과 연료충전, 출발 일정 결정 등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이들이 항만서비스를 제공한 북한 선박에는 수천 메트릭톤(mt)의 정제유를 운반한 천명 1호, 례성강 1호 등 제재 대상 선박도 포함됐다. 재무부는 “이 회사 직원들이 석유 관련 대북 제재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북한 선적에 대한 연료충전 서비스를 계속했다”며 “콜차노프 사장은 개인적으로 북한 관련 거래에 관여했으며 러시아에 있는 북측 대리인들과 내통했다”고 설명했다. 제재에 따라 이들 법인과 개인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민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북한과 재화 및 용역을 거래하는 어떤 개인이나 기업의 자산도 미국 정부가 압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담은 행정명령 13810호에 따른 것으로, 북한을 대신해 불법적 운송을 돕는 데 관여된 인사를 겨냥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재무부는 “선박이 등록된 각국을 비롯해 선박 소유주, 운영자, 선장과 선원을 포함한 해운업계와 보험 회사, 석유 회사, 항만 등에 북한의 해운 행태에 의해 가해지는 중대한 위협을 다시 상기시키고자 한다"며 지난 2월 북한과 관련된 무역회사 27곳, 선박 28척, 개인 1명을 대상으로 무더기 제재에 나섰을 당시 발령했던 '해상거래 주의보'를 다시 한 번 회람할 것을 유엔 회원국 및 해운업 협회 등에 촉구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현존하는 대북제재를 이행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북한으로 불법적 운송을 하고 매출원을 제공하는 기업들과 항구, 선박들을 차단하는 한편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싱가포르, 러시아에 소재한 이들 법인이 제재를 피하려고 사용한 전술은 미국 법으로 금지된 것으로 모든 해운 산업은 제재를 준수할 책임을 안고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이들이 제재를 위반한 결과는 우리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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