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국가 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졌다. 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가치 폭락을 막기 위해 긴급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시장 불안을 막지 못한 것이다.
15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IHS마르키트(IHSMarkit)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터키 국채 5년물에 대한 CDS 프리미엄은 하루 만에 130.94bp(29.16%) 급등한 579.98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28일(647.56bp) 이후 최고치다. 이날 터키 중앙은행은 외환 부족에 따른 리라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은행권에 외환스와프 방식으로 500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공급하고 스와프 만기를 늘리는 등의 긴급 조치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500억달러 이상의 외화를 공급할 경우 터키 외환당국의 가용 외환이 거의 소진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터키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3일(332.98bp) 이후 6거래일 연속 오르며 총 247bp 급등했다. 14일에는 503bp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아르헨티나(560bp)와 함께 주요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나 기업의 부도 위험을 알려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낮아져 채권을 발행할 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CDS 프리미엄 급등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리라화 가치와 터키 국채 금리가 요동치고 있다. 달러ㆍ리라 환율은 13일 장중 1달러당 7.24리라까지 치솟았고, 10년 만기 터키 국채 금리는 지난달 31일 연 17.94%에서 지난 13일 연 21.53%로 급등했다가 14일 20.46%로 떨어졌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터키는 대외부채 비중이 높은 반면 외환보유고 비중이 낮아 대외 건전성이 취약하다 보니 CDS 프리미엄, 환율 등 각종 시장지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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