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창단한 강릉고는 제4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강원 지역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팀이다.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한 번도 전국대회 16강 이상의 성적을 못 내다가 올해 황금사자기, 청룡기에서 거푸 16강에 올랐다. 아마추어 야구의 산 증인인 최재호(59) 감독이 2016년 부임해 서서히 팀을 바꿔 놓았다. 최 감독은 고명초등학교 감독을 시작으로 덕수고와 신일고를 이끌면서 34년 간 전국대회에서만 5번 우승을 차지한 ‘승부사’다. 박용택(LGㆍ고명초), 민병헌(두산), 이용규(한화ㆍ이상 덕수고) 등이 그의 조련을 거쳤다.
어느덧 손주뻘의 학생들을 지도하는 최 감독이 길러낸 또 한 명의 예비 스타는 강릉고의 중견수 고명규(3년)다. 고명규는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글로벌선진학교와의 대회 개막 첫 경기에 톱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2도루로 맹활약하며 팀을 2회전에 올려 놓았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한 그는 2루를 훔친 뒤 후속 타자들의 연속 내야 땅볼로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전안타를 쳤고, 두 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5회에는 우익수 쪽으로 큰 타구를 날린 뒤 빠른 발을 이용해 3루타를 만들었다.
고명규는 올해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 중이다.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타격(0.462), 타점(9개), 홈런(2개), 도루(3개) 등 4관왕을 차지했고, 시즌 전체 성적도 타율 3할7푼3리(51타수 19안타)로 팀 내 군계일학이다. 우투좌타에 공ㆍ수ㆍ주를 모두 갖춘 그의 롤모델은 이병규 LG 타격코치다. 고명규는 “팀이 2회전에 올라 기쁘다”면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는데 이병규 선배님을 보고 닮고 싶었다. 프로에 입단하든 대학에 진학하든 실력을 더 키우겠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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