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6기 백지화 비용도 반영… 영업익은 2,268억원
한국수력원자력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내고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등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행에 따른 비용 때문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수원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9,656억원에 영업이익 2,26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14일 공시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75.9%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원전 이용률이 하락하면서 전력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원전 이용률은 정비 중인 원전이 많아진 탓에 1분기 55%, 2분기 63%에 그쳤다.
기타 수익과 비용을 포함한 당기순손실은 5,482억원이다. 작년 동기 6,696억원 당기순이익에서 올해 상반기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영업이익을 내고도 당기순손실을 본 이유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6기 백지화와 관련한 영업외비용 7,282억원을 2분기에 한꺼번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원전별로 보면 그 동안 유형자산으로 잡아둔 월성 1호기의 손상차손(감가상각 등의 손실)이 5,652억원, 신한울 3ㆍ4호기의 손상차손 1,291억원이다. 아직 발전사업 허가를 받지 못한 천지 1ㆍ2호기와 대진 1ㆍ2호기는 자산으로 잡힌 게 없어 영업외비용만 총 339억원이다. 한수원은 지난 6월 15일 이사회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천지 1ㆍ2호기, 대진 1ㆍ2호기 등 신규 원전 4기 백지화를 의결했다. 신한울 3ㆍ4호기는 아직 백지화를 의결하지 않았지만, 건설 중단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2분기에 비용을 반영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이 6월에 있어 2분기 실적에 손실을 반영했다”며 “한꺼번에 비용을 반영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적법하고 정당하게 지출된 비용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협의 및 국회 심의를 거쳐 기금 등 여유 재원을 활용해 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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